카테고리 없음

어느땐 혼자가 너무 부럽다니까

로마병정 2005. 11. 18. 05:53

 

 

 

점심에 콩국 해줄수 있지 ?
다섯 사람 나까지 음 ... 여섯 .

열무김치가 떨어졌는데 ...
혼자 궁시렁 거려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침 수저 놓기가 무섭게 
시장으로 줄행랑
사그락 사그락 힘들게 계단 오르는 소리
넉단 샀는데 열무값은 왜 이리 비싸 ...?  

세상엔 햇빛이 가득 ...
내 얼굴엔 땀이 가득
머리에 매꼬모 얹고 서둘러 다듬어 절인다.

옥상위에 원두막 하나 지어놓고
아침 저녁을 도봉산이 보이도록 식탁을 차린다.
별 반찬 없이도 용서가 되는 야유회 기분 내며 ...

사시사철
꽃 잔치 열리는 이곳이 무릉도원 이라나 나를 잡아 친구를 얻는다 .

얼굴 가득 땀 닦으며

어제 열무김치 담그고 재차 불려놓은 콩 삶아 껍질 벗겨 잣 .호두. 참깨.큰 사위표 죽염 넣어 갈고 얼음띄워 냉장고에 ...


한술 더 떠서 칼국수라야 제 맛이라나 

35도 오르내리는 폭염에 물끓여 국수삶는 부엌 온도는 몇도나 될까 ...?

오이소박이 나란히 놓은 곁에 열무김치  커다란 스텐 소쿠리에 국수사리 조론히 늘어놓고 옥상으로 배달 선풍기 돌아 가

도록 스윗치 넣으면 만사 끝

 

자긴 콩국수를 너무 좋아한다며 아침 점심 저녁 밤 참 까지 콩국수로 먹어도 좋다나 뭐라나 ....

콩 갈은 것 남았지 오늘 친구 데려오면 안 될까 수저 하나 더 놓으면 될 텐데 ....

마음의 준비가 안 됬을때 그딴 소리 하면 ....

난 고만 수저 하나 더 놓고 부르고 싶었던 그 친구까지 미워진다.

 

일주일 이면 네 다섯번 콩국 타령하는 남편 이라는 남자 !

어느땐 출근시키고 혼자 밥먹는사람 너무 부럽다.

시 아버님 께서는 여름 내내 냉면 이셨고

아들이라는 남잔 여름 내내 콩국

어느 땐 정말 혼자 이고 싶어 혼자가 너무 부럽다니까 ....

 

 

 

<200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