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 2

52년 동안 바시닥 대던 이곳에서 이사를 합니다.

길가집 한옥 앞뒷집 두채를 터서 넓혀 애들넷 맘껏 뛰어놀았고 ... 애 넷이 끌어들인 친구들까지의 북새통에 시아버님의 눈쌀은 늘 찌푸린채셨고 ... 앞마당에 모래를 차로 끌어들이고 그 위에 그네를 놓았으니 들끓밖에 없었고 ... 어느땐 그 애들 끄니까지도 챙겼고 ... 발전하는 세월이라 냉장고를 들이고 너무 좋아 간식으로 채웠건만 애들 넷에 그 친구들까지로 늘 오간데 없이 비어지던 냉장실이었고 .... ☆ ☆ ☆ ☆ 이십여년을 살다 세월 흐름에 좇아 사층으로 올렸고 옥상에 화초를 맘껏 심었고 조리대까지 뻐쳐놓고 산터미 같은 김장 담그고 메주 쑤어 말려 장 담그고 ... 생선 말리고 채소 말리고 과일 말리고 ... 동네일에 정신 빼앗견던 남편이 끌어 들인 친구분들 덕에 옥상엔 늘 군상이 차려졌고 ... 그..

섬찟 움츠려들게하는 예리한 느낌 손가락 끝에서 ...

횡재라도 만난 양 파 두단을 들고 들어서는 영감님 시퍼렇고 싱싱하고 장대처럼 키도 크고 더군다나 밥도 많고 ... 대궁은 대궁대로 잎은 잎대로 껍질과 뿌리까지 탐나 아주 깨끗이 다듬어 챙겼다 씽크대 바닥에 쌓인 파 쓰레기 훑으면서 모으다가 앗 손끝에 느껴지는 섬뜩함 피다 파 다듬던 칼이 깔려 있었는데 채 치우질 못하고 변을 당했다 졸졸졸 쏟아지는 듯 금새 파 쓰레기 위를 물들였다 얼른 키틴타올로 감쌌지만 무감당 뭉텅이로 뜯어 막아도 역시 무감당 거실로 뛰어들어 약솜 한줌으로 막았지만 역시나 ...... 이 폭염에 왼 변고인고 화가나고 아득하다 꿰매야 빨리 낫는다며 외과로 뛰라 채근하는 원장님 병원에 오는동안 피가 얼추 멎었으니 예서 해결해보라 매달린 나 착착붙는 종이 반창고를 가늘게 가늘게 잘라 빈틈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