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시선을 어디로 보내누 당황해 하면서 듣던 시아버님 첫날밤 이야기.
로마병정
2014. 11. 30. 12:05
설겆이 끝내고 손닦으며 들어서는 내게
웃으개 비슷하게 말씀을 시작하신 내 시아버님
시어머님을 좋아하지 않게된 동기라신다.
무슨 말씀이실까 불안하고 초조하고 한편으론 엄청 궁금도 하고
첫날밤이었지
시골의 달밤은 유난히 괴괴하고 무섭단다
화장실을 다녀오는듯한 네 시어머니 기척이 나고
문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
나는 뒤로 나자빠질뻔 했단다.
하얀 속치마에 하얀 속적삼
거기에 쪽을 풀어헤쳤으니 산발한 머리
영낙없는 귀신의 형국이었지 .........
너희들은 당최 하얀잠옷은 입지마라라
그리고 머리가 길다해도 절대 풀어헤치지는 말고
이 사건은 옛날이었고
전등이 없었던 세월이었고
등을 밝혔더라 해도 무서운 모습이셨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내 시아버님은 17세 시어머님은 18세
여자가 쌩 찬바람이 불어도
나무랄데 없이 완벽해도
남자들이 머물 품이 없단다.
지금 새며느리 앉혀 놓으시고 어쩌자시는 걸까
알아들었니 되물으시는 표정으로 내눈을 마주치시는데
시선을 어디로 두어야 할찌 난감했던
오십여년 전의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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