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싸늘함이 사라지지 않은 어느날 부터
화분을 쏟고 자르고 흙을 모으고
혼자 낑낑 일하는 영감님입니다.
복지관 공부하러 출타한 날 골라 잡아
나 혼자 하던 일들이
무릎고장으로 지금은 감독관 노릇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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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 폭 4 ~5 m 길이의 조붓한 밭입니다
붕 뜨게 만들어 밑부분엔 바람이 통 할 공간을 두었구요
무얼 심어야지란 계획이
봄이 되면서부터 다 허물어 집니다
씨앗을 뿌리고 또 뿌리고 그 사이에 또 뿌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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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이 아닙니다 씨멘트 개는 그릇이라던가요
30여개 들여다가 화분을 만들었어요
옥탑에 가득 올려졌던 걸
올해는 옥상으로 내렸습니다.
고추밭과 부추밭 그리고 파밭은 옥탑에 아직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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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방향에도 세개가 놓여졌습니다
원두막속이 앞 건물에서 빤히 보이지 않도록
덩굴 화초들을 심을것입니다.
주렁 주렁 열매나 꽃을 피울
여주 유홍초 나팔꽃 풍선덩굴 등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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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씨를 심고 팻말을 꽂았습니다
무얼 심었을꼬 들여다 보면서 머리쓰지 않으려구요
상추 아욱 부추 치커리 쑥갓 돌산갓
문주란도 꽂아 놓고
사이에 놓여진 진짜 화분엔 할련도 딱풀씨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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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와 직박구리 참새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이
종일 놀다가는 옥상
어느땐 지네들끼리 전쟁도 합니다
씨앗을 심고 덮어 놓았네요
쪼아 먹느라 다 들쑤셩거리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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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럭 무럭 얼마나 잘 자라던지요
영감님 성화이봉사 시작 되었습니다
상추가 너무 크다 뜯어오랴
커다란 아욱 좀 뜯어다 국끓이면 안되냐
쑥갓이 널브러지는데 고기사다 구어먹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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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성귀 뜯어다 점심찬을 한답니다
마늘장아찌 찾고 양파 찾고 ......
자라는거 보는 재미만으로도 살찌게 행복한데
뜯어서 먹으니 얼마나 기쁘겠는지요
허지만 재차 재차면 어느땐 짜증도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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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이들이 보면 손바닥이지만
우리눈에는 끝이 안 보이는 커단 텃밭
돼지감자가 실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뚱딴지차 만드느라 씻다가
몇개 골라 꾹 꾹 꽂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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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쌈채소와 곁들여 무침으로 이용되는 더덕순입니다
이곳은 더덕밭도 되지만 참취밭도 됩니다
호박 오이 조롱박 참외
노각 따는 재미 참외 장아찌 담그는 상상
미리 맞는 즐거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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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우리 토종 민들레 밭입니다
바닥에 찰싹 붙어 피는 하얀꽃
한참을 죽은듯이 숨어있다가
씨가 부풀어 날아 오를때가 되면
짧던 꽃대가 우뚝 치솟으면서 홀씨를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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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옥상 화분들이 풍성 풍성 잘 자라는 이유는
아기 깡패 두째의 물주기랍니다
아주 심각하고 정성스럽게 줍니다
옷이 다 젖어야 끝을 내는
올해 어린이집 들어간 은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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