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764

도대체 그럼 내 나이는 ...?

음력 12월 28일을 줄창 사용하던 내 생일 이틀이 지났으니 이제 83로 들어선것인데 한살을 빼라는 것이 해가 바뀌면서 바뀔 법이라던가 이름이라면 남들이 줄곧 불러주었으니 알수있지만 나이는 아무도 알아주지도 외워주지도 않았는데 ...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딱히 외워둘일도 없지만 그래도 어디에선가 꼭 염두에 두었다가 알려주어야 할 곳이 있으려나 오그라들어 작아진 머릿속에 그래도 기억해야 할 다른 일들도 있겠으니 나이는 그냥 빼 버리련다 ...^^ * * * 부영에다 공수시켜 씻고 잘라 우엉차를 만들었고 아들에게 선물 들어온 오지게 커단 인삼으로 홍삼을 만들었고 ... 뭉기적 뭉기적 꾀부리다가 하루잡아 경동으로 나섯었다 흑임자 두말을 볶아 곱게 곱게 빻아 세상에 없다며 좋다시는 꿀을 구입해 검은꿀환을 만들..

세수라도 편히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구 ...^^

아침 기상전엔 팔뒤꿈치로 한참이나 골반을 짓눌러 주어야 어기죽 일어나 일상을 준비했었다 그리곤 수시로 터질듯한 왼다리 통증을 주물러 주었고 ... 88세나 된 영감님 아마도 힘이 많이 딸렸지 싶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지난 7월 하순경 아무리 다리를 주물러도 왼쪽 다리의 당김으로 일어 설 수가 없었다 세째에게 전화를 했다 얼마나 통증이 심하셨으면 우리에게 연락을 하셨을까 어서 서둘러라 서둘러 사위가 채우치더란다. 곁으로 이사와서는 혹여나 셋이나 공부하는 손자, 녀들에게 누가 될까 얼씬도 하질 않았었는데 .... 골고루 사진을 찍은 정형외과 원장님 저도 어머님처럼 아주 강한 뼈로 늙어갔으면 좋겠어요 골다공증도 없으시고 뼈가 탄탄하십니다 얼러뚱땅 식구들 안심시키시느라 서두가 기네 슬그머니 두려움마져 생..

세월은 참 잘 간다

이글을 쓰면서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어디론가 사라질 것인지 참 궁금하다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 이럴때 무식이 탄로나느니 ... 김장도 해치웠고 우엉에 각종 장아찌에 동치미 골고루 갈무리를 했으니 겨우살이 준비는 얼추 준비된것 같으나 가슴 언저리가 조금 허전하다 붉은 조선갓으로 김치를 조금 담근다는것이 차일 피일 시간을 보냈다 요즈음 날마다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내일은 조금 낫아지려나 낫이지려나 헛꿈을 꾸고있고 아니올시다를 영글게 알면서도 또 치료가 조금은 효과가 있겠지로 속아서 또 가고 또 가고 ...^^

하이얀 밥알이 동 동 뜨지이이 ...

46년 만의 폭설이었고 혹한이었던 2000년 1월 중순경 시아버님이 지구를 떠나 하늘로 거처를 옮기셨었다. 문상을 왔던 친구가 귀갓길에 넘어져 한참을 고생했단 소식 그 미안스러움은 아직도 남아있고... 엿기름가루를 물에 풀으면서 문득 막내 시 뉘 생각에 혼자 웃었다 베보자에 불려놓았던 엿기름가루 바락 바락 주물러 치대면서 손가락 끝에 감각이 없어질 때 즈음 가라 앉히느라 양동이에 담아놓았다. 찹쌀 멥쌀 반씩 섞어 불려 놓았으니 저녁 끝내고 쪄서 항아리에 앉힐 참이었고... 시 할머님이랑 식구들 다 모여있는 안방 문을 획 열여 젖힌 시뉘 언니 바께쓰에 담겨있던 뜨물 그거 내가 버렸어...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평생 부엌엔 얼씬도 않던 막내시뉘 어쩌나 밤으로 들어서는 이 어둠 속에 다시 시장으로 나서야 할..

아주 오랫만에 사남매들 모여 덩더쿵 북새통...

어제처럼 여전히 작은 찻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막 강산이다. 뒷 곁에 유치원이 보이기에 애들 지저귀는 소리가 참새처럼 명랑하겠다 좋았었는데 날마다 문 닫혀있는 공휴일의 교정 같은 괴괴함이다. 오늘도 역시나 보따리 보따리 꾸려 이사가는 사람들과 다시 올리며 올리며 정착하려는 이들의 기계음뿐 하루 한 번씩은 밖에서 끄니를 때우겠다며 큰 소리친 영감님의 결심 이삿짐 풀으면서 잊힌 지 한참이고... 낯선 곳이니 옹골차게 겨우살이 준비나 해야지 마트 나들이 장조림 거리 약고추장 거리 국거리 불고기 거리 찌개 거리 골고루 집어 카트에 던져 넣고 곱창김에 코다리에 각종쌈 거리 커피 막걸리며 치즈 우유 불가리스 버터 등 등 역시나 카트에 휙 휙 휙... 둘째에게서 전화가 온다. 곁에 붙어있는 떨거지들 다 털어내고 우..

50여 년 만의 이삿날에 내 앞을 막아서던 야속한 폭우 ...

근래없이 맑아 늘 화창했던 날씨가 왜 하필 이삿날에 변고를 부리는고 여름날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빗발사이를 헤집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돌렸던 발 길 낯선 고장과 낯선 가게들과 내가 잠그지 않아도 저절로 잠겨지는 동 밖의 현관문 갇혔구나 .............. 한달이 훌쩍 넘어갔고 맥을쓰는 두째의 미루어졌던 급한 작업탓에 영감님 컴 하나만 쓸수있었기에 내컴은 뒤로 뒤로 ... 오늘에사 두째의 맥을 떼어내고 내 컴이 연결되었다 오랫만이라서인가 화면도 낯설고 글쓰기도 낯설고 만사가 어설프고 착찹하다 그동안 전화 주셨던 블친님들 정스러운 톡 궁금하심으로 놓아주신 깊은 염려의 글들 참 많이 감사하고 참 많이 행복스럽다 거실창으로 들어서는 맑고 밝은 햇살 발갛게 익어가는 산수유가 헤살스럽게 웃어준다 당신 이사 ..

52년 동안 바시닥 대던 이곳에서 이사를 합니다.

길가집 한옥 앞뒷집 두채를 터서 넓혀 애들넷 맘껏 뛰어놀았고 ... 애 넷이 끌어들인 친구들까지의 북새통에 시아버님의 눈쌀은 늘 찌푸린채셨고 ... 앞마당에 모래를 차로 끌어들이고 그 위에 그네를 놓았으니 들끓밖에 없었고 ... 어느땐 그 애들 끄니까지도 챙겼고 ... 발전하는 세월이라 냉장고를 들이고 너무 좋아 간식으로 채웠건만 애들 넷에 그 친구들까지로 늘 오간데 없이 비어지던 냉장실이었고 .... ☆ ☆ ☆ ☆ 이십여년을 살다 세월 흐름에 좇아 사층으로 올렸고 옥상에 화초를 맘껏 심었고 조리대까지 뻐쳐놓고 산터미 같은 김장 담그고 메주 쑤어 말려 장 담그고 ... 생선 말리고 채소 말리고 과일 말리고 ... 동네일에 정신 빼앗견던 남편이 끌어 들인 친구분들 덕에 옥상엔 늘 군상이 차려졌고 ... 그..

섬찟 움츠려들게하는 예리한 느낌 손가락 끝에서 ...

횡재라도 만난 양 파 두단을 들고 들어서는 영감님 시퍼렇고 싱싱하고 장대처럼 키도 크고 더군다나 밥도 많고 ... 대궁은 대궁대로 잎은 잎대로 껍질과 뿌리까지 탐나 아주 깨끗이 다듬어 챙겼다 씽크대 바닥에 쌓인 파 쓰레기 훑으면서 모으다가 앗 손끝에 느껴지는 섬뜩함 피다 파 다듬던 칼이 깔려 있었는데 채 치우질 못하고 변을 당했다 졸졸졸 쏟아지는 듯 금새 파 쓰레기 위를 물들였다 얼른 키틴타올로 감쌌지만 무감당 뭉텅이로 뜯어 막아도 역시 무감당 거실로 뛰어들어 약솜 한줌으로 막았지만 역시나 ...... 이 폭염에 왼 변고인고 화가나고 아득하다 꿰매야 빨리 낫는다며 외과로 뛰라 채근하는 원장님 병원에 오는동안 피가 얼추 멎었으니 예서 해결해보라 매달린 나 착착붙는 종이 반창고를 가늘게 가늘게 잘라 빈틈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