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도대체 그럼 내 나이는 ...?

로마병정 2023. 1. 21. 13:28

음력 12월 28일을 줄창 사용하던 내 생일

이틀이 지났으니 

이제 83로 들어선것인데 

한살을 빼라는 것이 해가 바뀌면서 바뀔 법이라던가 

 

이름이라면 남들이 줄곧 불러주었으니 알수있지만

나이는 아무도 알아주지도 외워주지도 않았는데 ...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딱히 외워둘일도 없지만 

그래도 어디에선가 꼭 염두에 두었다가 알려주어야 할 곳이 있으려나  

오그라들어 작아진 머릿속에 그래도 기억해야 할 다른 일들도 있겠으니

나이는 그냥 빼 버리련다 ...^^

*    *   *

 

부영에다 공수시켜 씻고 잘라 우엉차를 만들었고  

아들에게 선물 들어온 오지게 커단 인삼으로 홍삼을 만들었고 ...

 

뭉기적 뭉기적 꾀부리다가 하루잡아 경동으로 나섯었다

흑임자 두말을 볶아 곱게 곱게 빻아 

세상에 없다며 좋다시는 꿀을 구입해 검은꿀환을 만들어 얼렸고 ...

 

 

흑생강을 만들고 산도라지를 껍질채 씻어 말리고 

대추를 씻어 말려 마른팬에 볶아 도라지차를 대령한다. 

 

 

세상이 환히 밝혀지는 아침식사 전

영감님이 준비한 커피를 마신다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신비,라는 오늘을 시작하면서 ... ^^

 

 

구부정 또 절룩 절룩 또 어느땐 비실 비실한 내 모습

이젠 더이상 미룰수 없다며 차례나 기일을 사찰에다 모시잔 영감님 성화에 

죄스럽고 편치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래서 내일 아침엔

일곱식구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례 지내러 나선다. 

 

배추이파리를 반듯 반듯하게 자르고 

무우도 나박 나박 간격 틀리지 않게 자르고 

삐침도 비뚜러짐도 없이 김치를 담그라시던 친정엄니 명령에서 벗어나 

막되먹은 나박김치를 담갔다 

고추가루도 풀고 실고추 대신 붉은 고추도

그리고 칼끝으로 툭 툭 쳐서 모양새 없이 막잘라 ...^^

 

 

나이를 한살 먹지 않아도 되는 희한스러운 명절 전 날입니다

심중에 넣어두셨던 만사

거뜬하게 다 이루시고 

신명나게 살맛나는 멋진 한 해들 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