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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날 지옥이 오늘은 천국

로마병정 2017. 1. 31. 19:25




세탁기가 돌아가는 오늘은 천국이다

설 전 부터 전장에 나서는 탱크소리로 나를 놀래키던 세탁기

그전에도 서너번 작은 소리를 내서 걱정은 했어도

이번처럼 요란한 천둥소리는 아니었다


할수 없이 구질 구질한 빨래를 해결 못한 채

새해를 맞았고 ...

차례를 모셨고 ...

연휴가 주우욱 이어졌고 ...

빨래거리도 수북 수북 쌓였고 ...


컴으로 AS 신청을 했던 딸내미 덕에

일찌감치 기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일년이 조금 넘었는데 부속을 그냥 바꿔준단다

이런 이런 횡재가 있나

출장비도 없다네

미안함과 고마움에 새 해 댓바람이 기쁘다 


차 한잔 대접도 못했는데

바쁘다는 기사는 횡하니 계단을 내려 뛴다


빨래를 돌리면서

없었을땐 어찌 살았던고 혼자 웃었다


어려선

개울물을 빨래 방망이로 펑펑 두드려 얼음을 깨고 빨았었다

죄없는 방망이 질로 빨래가 모두 터져 구멍이 숭 숭

시집가서 그따위로 해봐라 쫓겨나기 십상이다

자존심 상하는 욕 억수로 먹었었는데 ...


세탁기속의 뽀오얀 빨래를 널면서

여기도 행복이 있었네 혼자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