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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년은 원시인?

로마병정 2005. 11. 18. 06:18

 

 

엄마 빨리오세요 애가 다쳤어요 ...

되 물을새도 없이 전화는 끊기고

 

이불넣고 돌아가던 세탁기 끄고

모처럼 끓이던 곰국 까스렌지 끄고

 

보통땐 두대에 한대씩 택시더구만  

열대를 보내도 택시하나 안보인다..

 

팔이 부러졌을까

작난감에 얼굴을 다쳤을까

얼마나 꿔매야 할까

오만가지 생각으로 의사노릇 다하는 내게

아주머니  타실건가요?

 

답십리에서 구리가 오천리는 되는가 싶다.

 

아파트 복도에 신발짝 하나

활짝 열려있는 문

군데군데 흘려있는 피자욱

 

올 때 보다 더 뛰는 가슴. 어디로 갔을까

앞집 벨을 누르니 치매중인 할머니

누구냐고 소리만 버럭버럭

어쩔까 ... 어쩔까 ...

 

아파트를 헐며 들어서는 문제아 .

겉으론 멀쩡

다리가 너무떨려 일어서질 못하겠다.

 

설거지 하다 자지러지는 소리에 거실로 나오니

입에서 코에서 피가 솟더라나 .

코허리가 부르끼고 인중이 조금 흠이 생겼다.

거실 장식장에 올라갔다 떨어진 듯 ...

이상은 없단다 .

 

애가 넷이라며 미개인이라 내게 흉 보던  세째딸년.

세번째 아일 낳아 끼고 앉아 희희낙낙 

아우쟁이가 두돐이 되기전에

세째를 낳았으니

고년은 원시인 ? 

 

내 남은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을

난 벌렁거리는 가슴으로

이렇게 마무리 ....

 

<200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