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벌컥 열면
손 번쩍 들어 반겨준 휘이 휘이 늘어졌던 장다리 꽃
끝에만 꽃님달고 씨가 영글고 있답니다
이리 저리 묶어놓아도 절대로 그 기세 꺾을수가 없네
큰딸내미 엄마 이게 뭐예요?
한코투리 똑 따 맛을 보여줍니다 어머머 무 맛하고 똑 같네 ...!!
오늘 작은 딸들이오면 또 설명을 들을테고 맛도 볼테고
사십이 넘었고 또 넘어가는 애들 교육용도 ...^*^ ^*^ ^*^ ^*^
현충원의 수양벚꽃만큼 축축 늘어져서 멋스러운 우리집 장다리 ..!!
등교 길에도 하교길에도 주인 몰래 따서 조르르 벗겨 아작아작 씹던 장다리
큰 키로 담장 넘겨다 보며 지나는 길손 살피던
해바라기도 다알리아도
울밑의 빨간 꽈리도 과꽃도
흐드러졌던 라이락도 찔레꽃도
절대로 눈 안으로 들어오지 않던 옛날 옛적인데
떠러져 싻틔우고 자란 이 무우장다리
획 뽑아내지 않았고
보도블럭 사이로 삐집고 피는 민들레 한 송이에도
애착이 가는 ...^*^
종일을 화초밭에서 서성이시던 시아버님 생각이 납니다
아주 때깔좋은 장미가 화원에 나왔더라 그거 사 다우
희한스러운 선인장도 있던데 그것도 사 다우
멋적게 미소지으시며 조르시던
시아버님 생각으로 아침을 엽니다
꾸물 꾸물 날씨 흐린 오늘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