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라도 만난 양 파 두단을 들고 들어서는 영감님 시퍼렇고 싱싱하고 장대처럼 키도 크고 더군다나 밥도 많고 ... 대궁은 대궁대로 잎은 잎대로 껍질과 뿌리까지 탐나 아주 깨끗이 다듬어 챙겼다 씽크대 바닥에 쌓인 파 쓰레기 훑으면서 모으다가 앗 손끝에 느껴지는 섬뜩함 피다 파 다듬던 칼이 깔려 있었는데 채 치우질 못하고 변을 당했다 졸졸졸 쏟아지는 듯 금새 파 쓰레기 위를 물들였다 얼른 키틴타올로 감쌌지만 무감당 뭉텅이로 뜯어 막아도 역시 무감당 거실로 뛰어들어 약솜 한줌으로 막았지만 역시나 ...... 이 폭염에 왼 변고인고 화가나고 아득하다 꿰매야 빨리 낫는다며 외과로 뛰라 채근하는 원장님 병원에 오는동안 피가 얼추 멎었으니 예서 해결해보라 매달린 나 착착붙는 종이 반창고를 가늘게 가늘게 잘라 빈틈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