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의진공주 ...

로마병정 2009. 2. 11. 10:56

 

 

영리한 두 아들내미 기르던 내 세째딸

자기도 딸이 필요하다던가

 세번째로 낳은게  천행으로 딸이다 ...^*^

 

 

 

요번 열나흩날 뒷짐지고 살그머니 부엌으로 들어서서

골골루 살피다가 시선이 딱  멈춘 곳

이 물건들은 왜  필요한가요?  할머니 ......

암팡지고 여성스럽게 묻는데 얼른 답이 나오질 않았다.

 

 

두리뭉술인 내가 음식하다가 필요하면

쓰윽 손 뼈쳐 닿을만한 곳에 만물상 차려놓은

하필  너저분한 그 곳에 .... 

 

옛날 식이었다면

부엌에는 냄새가 많이나니 의진아  빨리 나가자

겨드랑이에 손 쓰윽 넣어 덜썩 안고 나왔을테지만 .....^*^

 

한참을 마주보다가  설명을 장황하게 시작 

밥푸는데 쓰는거

네가 좋아하는 묵쑤는데 쓰는거

또 묵 자르는데 쓰는거

요건 돈까스 튀기는데 뒤집는거

설명이 지루했던지 그냥 배시시 나가버리데

내가 필경은 성공한거 같다  

호기심이 없어졌을테니 .....^*^

 

조용하고 세밀해서 그냥 지나치는게 없다

내가 혹여 제집에 들르면

보물단지 설합을 열고 주섬주섬 골라낸다

이거 외숙모 꼭 갖다 주세요 할머니

할머니가 갖으면 안되요

외숙모란 은찬에미다

자기 에게 보내는 은찬에미의 시선에서

필경은 예뻐하는게 보였으리라 

자기편은 영글게 알아차리는  지금 애들이다.

 

진실되고  성심으로  대해야 함을

자꾸만 자꾸만 느껴가면서  세월을 보낸다

몰상식하고 무대뽀가 아님이 참 고마운 늙으막이다

 

우리들 자랄때엔

저리로

저어리로

제쳐지면서 자랐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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