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오늘이 내 생일이었네 ... ^*^

로마병정 2010. 2. 11. 08:13

 

 

엄마 ... 

일찍 잠이 깼어요
김서방 말대로 야행성 인간이라
늦게까지  뽀시락거리다가
일곱시 언저리에나 잠이 깨는데
 다섯시 조금 넘었는데
눈이 떠졌어요.

 

거무스름한 새벽
엄마 생신에  저보다 먼저
구슬비가 와있네요.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
구정 전전날인 엄마 생신
생신만으로도 복이 없으시다 했어요.

 

어제
둘째가 가까이 있는 가족끼리
좀 진하게 저녁먹는다고
멀리있는 것들은 신경쓰지 말라대요,
퇴근하고  모이면 너무 늦어진다고요,
좀 미리 할껄 하는 후회와 함께
늘 곁에서 추울까 더울까 신경쓰는
둘째에게 감사했어요.

 

나이먹는게 벼슬이냐며
노인네 생일에
사느라 바쁜 젊은 것들
오며 가며  신경쓰게 하는 거 싫다고
늘 다르게 생각하시고
또 그렇게 사시는 엄마지만 ...


엄마도 사람이고
엄마도 여잔데
왜 전 엄마를 맨날 나의 엄마로만 생각할까요
왜 전 엄마를 맨날 아직도 튼튼한 울타리로 생각할까요.
엄마가 절 잘못 키우셨나봐요,
원래 없는 철은
나이먹는다고 새로 생기질 않는건지 ...

 

생각나요 엄마
혜민이 아기때 같이 나갔다가
엄마에게 "할머니"라고 하는 소리듣고
제가 얼마나 놀랬던지 ....
엄마에게 할머니라는 이름은
너무 안 어울렸었어요.
엄만 늘 엄마로만 계실줄 알았는데 .....

 
요샌
엄마얼굴에서 외할머니의 모습이 비쳐요.
좀 지나면
제 얼굴에서 엄마 모습이 읽힐꺼고
혜민이에게 또 제 얼굴이 배어들겠죠
슬프고도 참 아름다운 숙명이지요? ㅋㅋ

 

새벽이 물러가나봐요.
저기 저쪽 하늘에서
헐레벌떡 아침이 오고 있어요.

엄마
너무 너무 사랑하는 엄마
일에,아이에,혹은 제가 저를 가둬서
엄마가 혹시 외로우실때가 있을꺼예요,
그래도 엄마
너무 쓸쓸해 하지는 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너무 엄마를 사랑해요.
우린 너무 엄마를 존경해요.

늘 물 묻은 옷
늘 바쁜 손
이젠 좀 한가해 지셨으면 좋겠어요
이젠 좀 여유로워 지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복이 없으시지만
우리에겐 늘 복인 엄마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조용히 지나갈

엄마의 생신 ....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