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화신백화점 불길속에서 서류뭉치안고 뛰어내리신 내 아버지.

로마병정 2012. 8. 23. 08:45
 
 
 
 
 
 
 

 

 

      그 당시 총무과장으로 계셨다던가
      불에 휩싸인 이층에서

      귀중한 문서뭉치를 챙겨 안고 뛰어내리신 아버지
      양손에 온통 유리가 박혀

      한참동안 손을 쓰지 못하셨단다.

 

      그 사건으로 해서

      친구사이인 박흥식씨와는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되셨다던
      엄니가 전해주신 말씀에선 덕영상점이라 하셨었는데
      아마도 기억을 잘못하셨구나 여겨진다.  

 

      잊혀지던 사건이 쓰여진 신문앞에서 
      오빠들까지 그리워지는 아침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늘

      삼대독자 잃은 설음으로 생을 마치셨고.

 

      납치당하신 육 * 이오가 없었더라면
      한맺힌 긴 세월을
      온 식구가 가슴앓이로 보내지는 않았을텐데 ...!

 

      난 금강산도 백두산도 들러보질 않았다.
      목까지 차오르는 억울함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