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 속에 겨울끝이 머무르고 있는줄도 모르고
옥상으로 내 놓았다가 낭패당할뻔 한 상제각
누르스름 늙은 내 모습 닮아
폐기처분을 염두에 두고
그래도 키운 수년이 아까워 머뭇거리는 여름날에
삐죽 삐죽 다섯개의 꽃대를 올리면서 그 황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 나 죽이려고 맘먹었었니 대들기라도 하 듯 ....?
쌍둥이로 커가는 곁의 다른 애는
꽃도 피우지 못한채 한해를 넘기고 있다.
시퍼렇게 싱싱하면서 ....^^
이 상제각은 꼭 자정에 만개 한다
영낙없이 베짱이가 방문을 하고
밤새 꽃잎을 갉아먹는다.
해가뜨면 베짱이도 사라지고
스르르르 입술을 오므리고 예쁨도 사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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