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후두암도 고장난 전립선도 모두 내 손안에 ...^^

로마병정 2017. 6.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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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월 전 (2017년 2월경)

피검사 수치가 올라갔다는 박사님 말씀

조식검살 하면 증상을 금새 알수있겠지만 

통증이 워낙 심하니 MRI 촬영으로 살핍시다. 

예에에에 ....

500,000여 만원 들여 촬영을 했고 그 일주일 후

암도 아니고 암 아닌것도 아닌

애매한 수치라나 뭐라나

삼개월간 약을 복용한 후 다시 검사를 하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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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전 영감님 팔순기념으로 다녀온 거제 D 콘도

밤이면 건물 전체에 불을 밝혀 천리밖에서도 번쩍 번쩍





좌아악 햇살이 퍼지면 수영복으로 단장하고

설치며 나가자 서두는 두녀석




 손주녀석 둘이 신나게 신나게 즐겼던 

콘도 앞마당의 수영장과 별스런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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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삼개월 후가 며칠전 5월 25일 이었습니다.

많은 연세라 밀다 밀다 보면 극한 사항은 면하겠지

토마토에 바나나 블랙베리에 와송 사과

마늘에

홍삼

검은콩 콩국수에 쥐눈이 청국장 까지

시체말로 전립선에 도움 된다는 별식은 다 챙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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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거니 뒷서거니 모두 모여 저녁 끄니 때우러 행차합니다

꿈지럭 끄니 준비 말라는 아들네미 성화에 꺼부덕 나섭니다 .






사남매의 추렴으로 요런거 조런거 골고루 먹습니다.

얼마나 비쌀구 우리 두 노친넨 속앓이로 징 징 징 ...^^






넉넉함도 한가함도 참 좋으네요

손하나 까딱 않고 며칠을 탱자 탱자 신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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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나질 않아 진찰실엘 혼자 들여 보내고 

세상에 존재하시는 모든 신들께 기도합니다


오년차 후두암 딱지가

아직도 붙어 있었거든요


온통 시선이 진찰실 문에만 꽂혀있는 한참만에

쪽지 하나를 들고 나오는 영감님


에구머니나 그여코는 조직검살 하라보네 

일어설 기력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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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이 션찮은 분은 오르지 말라는 선장님 말씀

장사도 포기하고 배안의 유일한 안주로 막걸리 삼매경에  ...^^





생김과 향기만으로도 화려한 꽃들 어디서든 꾸밈새야 곱겠지만 

조성하신 분의 깊은 사랑을 느끼려 외도로 올라섭니다.






고운 추억과 사랑이 녹아있을 바람의 언덕에도 올라보구요 

평생 피곤을 모른다시는 할배 셔터 눌러가며 신나게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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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에 차 있는 내앞으로 다가서며

여보 여보 수치가 아주 많이 떠러졌다네

약먹으며 사개월 후에 다시 오라는데 ...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듯이

집으로 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집근처에 거의 도착해서야   

그런데 사개월치 약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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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듯 생시인듯 놀다가 먹다가 돌아오는 길 

진주성으로 들어섯지요 여전히 방방 신나는 영감님입니다 ...^^  






정월 초하루 차롓상 앞

막난이 짓으로 떠들석도 유일하게 용서하는 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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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두 노친에 마장동까지 왔다가

강남 세브란스로 되돌아 달렸습니다

 

가다 왔다는 우리말에 접수 창구 직원

오늘은 그런 날인가 봅니다 어르신

고속터미널까지 가셨다가 되오신분도 계셨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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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감님 세살무렵이니

80여 년전에 돌아가신 시조부님 기일이었습니다


하루전에 부쳐놓은 동글전을

렌지에 데우느라 스윗치를 넣었구요


제사 끝낸 상 앞에서 한참을 살피던 은찬이

그런데 똥그랑땡은 왜 안 올렸었어 ,,,?

이런 이런 전자렌지에 아직도 들어있지 뭡니까


늙으면 그저

반정신은 버려진채 살아집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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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면 후두암 딱지도 떼어 낼 것이고

9월이면 전립선 수치도 바닥으로 떠러뜨릴겝니다

세상에 좋은것 골고루 찾아 대령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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