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비개를 구입해 작게 잘라 중간불에 올리고 시날고날
친정 어머니는 찌꺼기가 검도록 빼시던데
혹여 해꼬지가 될까 난 누르스름에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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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볶음을 이 돼지기름으로 하셨던 친정 어머니
육 이오 직후는 정말 귀하던 식재료다
그땐 통조림에서 나온 물도 모두 밥비비는데 으뜸이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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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렸던 물에 씻고 그물로 다시 씻으면서 껍질을 제거
새물로 또 새물로만 씻으면
배릿한 녹두맛과 영양이 모두 희석되니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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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필요한 만큼이 아닌 반말 쯤 담가 씻어 받쳐
필요시에 손쉬우라 소분해서 얼린다.
딸에게 주기도 하고 드르륵 갈면 녹두전 맛을 볼수있다.
설 차례에 쓸것이 아니라서
빨간 고추도 넣고 김치도 대강 속만 훑어 낸다.
도라지 고사리 돼지고기 모두 맛나게 양념해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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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애들이 자라면서 변하는 식성은 삼백육십도인것 같다
질색을 하던 양념게장 무침을 은찬이가 아주 좋아 한단다
대여섯팩을 구입하고 서둘러 스텐그릇에서 녹인다
차례에 올렸던 밤도 배도 더군다나 고가의 쪽파까지 널 널
딱히 구입차 나가게 되지는 않지만 있다면 너무 고마운 식재료들
제사후나 차례후엔 꼭 서둘게 되는 음식들이다.
발끝이랑 엄지발을 모두 떼어내고 씻어 받친 게
간장게장 담갔던 그 간장으로 하룻저녁 절였다가 조오옥 따라내
팔 팔 끓여 식혀 갖은 양념 되직히 개어 발갛게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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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세근 구입하고 하룻저녁 절였다가
밤과 배와 쪽파와 갖은 양념 넣어 빨그레 하게 버므려
보는것 만으로도 군침도는 굴무침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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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굴도 있으니 더군다나 고가의 쪽파까지 널 널
그냥 따순밥에 넣어 비빌수 있도록
깍두기 크기를 작은 약대추만하게 잘라 버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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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로 보아도 조리로 보아도 맛갈스러운 굴 깍두기
몽땅 쏟아 밥을 비벼도 괸찮고
그냥으로도 손색없는 햇깍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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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널널하고 사들인 무도 남았으니
하얗게 담궈야 했던 설나박김치의 밍밍함을
지금은 발갛게 발갛게 버므린다 쨍 속이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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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님이 보내주신 나물들에
화천에서 괴산에서들 보내주시는 이것 저것들로
이번 보름은 더 화려하고도 넉넉 ...^^
정월 대보름
구정엔 차롓상 진설로 이것 저것 가리게 되지만
보름엔 색도 맛도 맘껏 낼 수 있으니
초하룻날 보다 더 푸짐하게 차려지는 큰 설이라 말씀하셨던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꾼 내 친정엄니
많이 뵙고 싶고 참 많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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