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받고도 보내고 * 보내고도 받는

당신에게 /마누라가

로마병정 2006. 3. 6. 22:05

 

손바닥 한구석에 물집이 잡히고

그곳이 터져 칼 손잡이가 흥건히 적실때쯤

서말이나 썰어놓은 가래떡이 광주리에 그득 하지요.

 

비뚜로 굳을쎄라

면보자기 물에적셔 갈아덮기를 불침번으로 서너번

써는 기계가 희한한 지금은

차라리 추억거리죠

 

밤새워 부쳐 채반가득 채곡채곡

빈대떡 반말어치

며칠전부터 부산떨며 만들어 얼려놓은 만두

 

설에나 구경하는 갈비라는 소 옆구리뼈

날마다 흥청망청 먹어대는줄 아시는 우리 시엄니

남비바닥에 구멍이 날때까지 동서네 애들만 긁어멕이지요

 

시뉘들 시동생

보퉁이마다 가득 꾸려

떠나 보내고 나면

 

서둘러 빈광주리 엎어 말리고

빈대떡 그득했던 채반 말끔이 씻어 걸어버렸지요.

아무것도 남은것이 없음입니다

 

광주리도

채반도

만두도

그리고 내 가슴도 ....

 

차라리 잠으로 채우리라

서운함을 ......

 

이불 끄집어 내

머리까지 덮어 쓰지요

 

이렇게 굳은살로 박혀있는

내 가슴속의 응어리

 

내 남편

당신은 아시나요?

 

'살며 생각하며 > 받고도 보내고 * 보내고도 받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솔님께  (0) 2006.03.07
비비추님께서 **  (0) 2006.03.07
안녕하세요/바람이나무에  (0) 2006.03.06
복많이 받으세요/운현궁  (0) 2006.03.06
언니 궁금해요/이화  (0) 200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