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중얼거리더라구 **

로마병정 2006. 5. 10. 13:47

 

물반 그리고 고기 반이라는 중량천으로 소풍을 가리라

출근하는 애물단지 부릉 떠날 때 쯤

운동화 신고 뒤뚱 나섰다 .

 

햇살 가려주는 구름이 많이 고맙고

적당한 바람도 신을 돋구는데

중량천까지 도착도 하기 전

떼지어 노니는 고기떼가 지천이다

 

마장교 다리에서 두번째 징검다리 앞  

굵고 튼실한 놈 ..

날씬하게 쪽 빠진 놈 ..

옆구리 살살 붙어다니는 아주 작은 놈 ..

 

나올랑가는 의문이지만 연신 셔터 눌러대는 영감님

한무리가 지나가면 더 큰 무리

그리고 아담하게 작은 무리 들 ..

징검다리에 앉아 혼을 빼앗긴 나 ...

맑은 물

후다닥 바쁜 잉어 떼

그리고 봄 날

 

다음 징검다리로 옮겨볼까

꾸부정 일어서는 내 눈에 들어온 황급한 광경

 

맞은편으로 보이는 개울 가장자리 잔 물결 속

수염을 뻗고 달싹도 못한채 뱀에게 잡아 먹히려는 찬라

먹히는 큰 메기는 몸을 굳힌채 요동이 없다

필경은 죽어가고 있음이리라 .. 가엾어 .

감은 뱀의 배부분이 허옇게 하늘로 향해있다

 

작은 모션으로 영감을 부르고

흥분한 영감 뱀을 떼어 버리려고 엎드리는 순간

아쁠사

뱀이 아니고

먹히고있는 메기보다 훨씬작은 그것도 메기였다.

황망히 도망가는 두마리 메기 ......

 

먹히고 먹는 두생물이 아니고

필경 

두마리 정에겨운 사랑 놀음이었나보다

 

안타까움인 채

멍하니로 바라보는 우리 두 부부에게

흩어지며 중얼거리는 메기소리 .. 귓전에 들리데

 

늙은이 들이 아침부터

남 염장이나 터트리고  다녀 

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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