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의 먹거리.

드랭이 나기전에 ..

로마병정 2007. 2. 2. 22:39

혀끝을 싸하게 시원하던 동치미가 끝장이 날것같다.

늦게 담구어서 먹을수 있을랑가

걱정으로 은근히 밤잠까지 설쳤었는데 .....

 

계단 구퉁이에 반들거리는 항아리

아작 아작 결고운 무우

뽀요한 국물맛 정말 일품이었는데 ....

 

거의 바닥이 보인다.

아침 점심 끄니때도 모자라 

야물지 못한 난 덜렁덜렁 꺼내

딸내로 퍼돌리고

이리로 저리로 또 퍼돌리고 ...

 

 커다란 동치미 무 대여섯개를 쪼개 물에다 울쿼낸다.

짭조름한 장아찌 맛보려면 

드랭이 나기전에 꾸덕꾸덕 말려 고추장에 넣어야 ....

 

시베리아 보다 더 추운 옥상으로 올라

고추장 항아리 열어 제치고

꾸덕꾸덕 말린 동치미 무우 넣는다

 

작년 가을에 집어넣은 감, 오징어, 더덕, 도라지,그리고 오이지 곁을 

사이사이 비집고 쏘옥쏘옥 박는다.

 

정갈하게  발그레한 

오묘함의  장아찌

커단 교자상 가운데 좌정하고 앉은 모습 

벌써 내 눈안에 선 하다.

 

오징어야?

감이네!

 맛나게 먹어대는 내 강아지들 웃음까지 ....

 

그래서

힘겨워도

꾸무럭 꾸무럭 장아찌를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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