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기계타고 하늘향해 ..

로마병정 2007. 5. 3. 07:51

외출에서 돌아오면

어지러운 집안 꼴 보기싫어

휘휘 둘러보고

대충 대충 가둥끄리고 

운동화에 발을 꿴다.

 

아침을 준다니 서두를 필요도 없고

국이고 어쩌구 저쩌구를 안해도 되니 편ㅎ다.

 

휘적 휘적 전농동 사거리 은행 앞

값에 비해 멋드러진 관광버스 우리앞에 스르르 ..

 

 

길가 언덕엔 등나무가 편히 누어

달리는 우릴 반긴다

보라색 꽃피우기로 ...

 

덕유산 밑이라데!

다리 부실한 노인들 

석고상 모양 가만 앉았어도

차르르 차르르 올려다 준다는 기계

 

구비 구비 맑은 물소리 바람소리

초록나무 파란하늘

흥에 겨워 오르던 백련사길이 아니다

 물소리 새소리 그리워 다시 찾았건만 ...

 

싻틀 기미도 없이

아직 움츠림 속의 나무들은 

봄이 온 줄도 모르는지 

삭풍에 겨울잠이다.

 

작은 들꽃들이 방실대는

덕유산 자락

맑았더라면 더 잘 보이리라

지리산 천황봉 까지도! 

 

아주 오랫만에

정상이라는 곳에서 서성여 본다

무심으로 ..

그리고

내 나이를 헤아리며 ..

 

땀 흠뻑 적시며 이산 저산 헤매던 옛날

그거까지 보여지는 

씁쓰레한 서글픔 

 

그래도

산바람은 시원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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