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저분 저분 ...

로마병정 2007. 5. 10. 09:24

옥상을 다 끄닥일거처럼 휘날리며 뿌리던

비바람이 그치고

배시시 웃으며 올라오는 해를 마주하며

우리 내외는

옥상을 거쳐 옥탑으로 오른다.

따뜻한 훈기가 정겨운 커피잔 받쳐들고 ..

 

맑은 하늘에 별 박히 듯

무슨 싻인지도 모를 생명들이 흙을 떠들고 나온 지 한달 여

이젠 두 서너가진 이름을 붙일수 있다

돌산갓  앤도마메 근대 그리고 상추

고기집에서나 곁들여 주던 고 밝으레한 싻의 이름은 모른다. 

 

군데 군데 뽑아낸다.

아직 어린 근대지만 아침 국거리 준비가 없어서 ...

옆을 삐집고 싸우며 올라오는 돌산갓도 솎아낸다

상추입도 자르고

작년에 버려둔 겨울 지낸 쪽파 대파까지 ...

저절로 나오는 웃음과 기쁨과

그리고 하늘만한 고마움!

 

서향볕은 너무 따갑다나?

고급 인삼밭 부럽지않게 검은 포장도 씌워주데 영감님이 ...

 

파송송 후루루된장  댓마리 멸치 둥둥  뾰얀 뜨물

근대국이 끓는다.

 

돌산갓 쪽파 푸추 그리고 상추

밀가루에 버므려  부친다.

 

시아버님 살아 계셨다면

구수하고 저분저분 먹을만 하다 그치?

 

활짝 문 열린 안방에서 아버님 말씀 들리는듯 한

햇살 밝은 봄 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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