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이젠 나를수도 ...

로마병정 2007. 6. 30. 09:53

 

 

제일 힘든 거

대파 흰 부분이 손가락 두 매듸 보다도 짧다는 거

꼬리 곰탕에도

김치에도

갈비찜에도

나물무침에도

그리고 북어찜에도

하나같이 필요한 건 곱게 다진 대파의 하얀부분!

몇단을 사서 파대가리만 잘라 쓰고

잎부분은 그냥 쇠파리의 밥으로 넘어간다.

새로 심은 파가 아마도 덜 자란 마침 요때가 생일이라니 ....

 

며칠 전부터

들락이 날락으로 시장 통채로 끌어 들이고

메모 했던 거 다시 확인하고 또 사 들이고

전쟁터가 따로 없이 야단법석 떨던

내 영감님 남편이던 시절의 생일 잔칫 날!

 

시어른들 하늘 나라로 떠나시고

다시 일가 이룬 시뉘 시동생

각기 어른 행세 하느라 그들대로 바쁘고 ...

 

이젠 서로 귀찮고 부담스러움을

여행으로 땜질한다.

훌훌 떠나면 서로 편하고

훌훌 떠나면 가슴도 시원하고

훌훌 떠나면 아픈곳 없어 몸이 �다 ...

 

나물에 썩 썩 밥 비벼먹으러 모여라

명남님 명령하신 날이

바로 우리 영감님 생진 전 날!

 

감히

꿈에서라도 나설 수 없었던 그전 그전 때 ...

 

아버님 너무 좋아 하시는 장어

노릇노릇 맛깔스럽게 굽고

가지가지 먹거리  대령 하겠사옵니다 상만 펼쳐  놓으소서

사랑스런 사위들의 전갈  

 

그래서 디 데이 전 날

난 희희낙낙 둔포를 지나

다꾸시 타고 도르르 들어서는

장텃골로 날라 간다니까 ...

 

부러뜨린 젖은 날개로

평생을 하늘 바래기만 하던 나도

이젠 이렇게

나를 수도 있었네

감 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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