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이렇게 저렇게 ...

로마병정 2007. 8. 15. 17:24

 

불려 놓았던 북어

더듬 더듬 살펴가며 뼈를 발라낸다.

옥탑에서 똑똑 끊어 온 비듬나물 조물조물 무치고 ...

배틀어 짜 놓았던 오이지도 무치고

연두잎이 매력적인 깻잎

소금물에 살짝 데쳐 양념장에 재고 ...

강원도 큰 감자 서너개

곱게 채 썰어 살짝 볶아 소복히 접시에 ...

너무 자라 서슬이 시퍼런 근대

멸치 한 웅큼 둥둥 띄운 된장 푼 뜨물에 버글버글 ...

 

며늘아이 될 신부감

늘어지게 낮잠자고 부시시 문 밀고 나오니

거실에서 반색 ....

 

핑계거리 생겼으니 잘됐다 싶었던 영감님

청첩장에 주소쓰다 주섬주섬 치우고

 

비름나물도 너무 웃자라 걱정

비 흠뻑 맞은 깻잎도 너무 자라고

제 세상인양 너플대는 근대 또한 너무 커

 

그래서

모두 몰고 옥탑으로 올라

농사진거 거두어 준비한 진수성찬?

 

이래도 장어집 가시려우?

 

매실주 딱 세잔에 기분이 짱인 영감님

덩달아 네식구가

다 기분 짱!

 

그래서

 땀으로 목욕하는 더운 여름 날 

이렇게 저렇게 때우는

한가한 일요일 저녁 한 끄니 ...

 

 

'살며 생각하며 > 넋두리 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 건지 안 간건지 ...  (0) 2007.09.10
2007,08,25.  (0) 2007.08.25
이젠 나를수도 ...  (0) 2007.06.30
이화님 나 태우러 나올끼여?  (0) 2007.05.14
저분 저분 ...  (0) 2007.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