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려 놓았던 북어
더듬 더듬 살펴가며 뼈를 발라낸다.
옥탑에서 똑똑 끊어 온 비듬나물 조물조물 무치고 ...
배틀어 짜 놓았던 오이지도 무치고
연두잎이 매력적인 깻잎
소금물에 살짝 데쳐 양념장에 재고 ...
강원도 큰 감자 서너개
곱게 채 썰어 살짝 볶아 소복히 접시에 ...
너무 자라 서슬이 시퍼런 근대
멸치 한 웅큼 둥둥 띄운 된장 푼 뜨물에 버글버글 ...
며늘아이 될 신부감
늘어지게 낮잠자고 부시시 문 밀고 나오니
거실에서 반색 ....
핑계거리 생겼으니 잘됐다 싶었던 영감님
청첩장에 주소쓰다 주섬주섬 치우고
비름나물도 너무 웃자라 걱정
비 흠뻑 맞은 깻잎도 너무 자라고
제 세상인양 너플대는 근대 또한 너무 커
그래서
모두 몰고 옥탑으로 올라
농사진거 거두어 준비한 진수성찬?
이래도 장어집 가시려우?
매실주 딱 세잔에 기분이 짱인 영감님
덩달아 네식구가
다 기분 짱!
그래서
땀으로 목욕하는 더운 여름 날
이렇게 저렇게 때우는
한가한 일요일 저녁 한 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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