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간 건지 안 간건지 ...

로마병정 2007. 9. 10. 07:50

 

오늘 아침에도 사층에서 샤워하고

삼층 자기집을 거쳐

계단 무너뜨리며 출근하는 아들!

장가 보낸 거 맞아?

 

아직도

장농 설합의 속옷이며

옷 방의 양복이며 넥타이 주르르

계단 한개 한개마다 놓여 진 구두가 그대로다

들어 나르지 않을래 제 아빠 말씀에

어느날 싹 들고 갈께요.

 

낯설음을 많이 타던 아들내미

매형들이 와도

언저리에서 빙 빙 돌며 어려워 하고 ...

말대신 피식 웃기만 하던 ...

 

안 본 거 같앴는데

휙 한 번 둘러보면

눈 안에 가슴안에 다 들어있는 

두루뭉술인가 하면 예민하고

예민한가 하면 수더분 하던

딱 하나뿐인 내 아들

 

이별연습은 주야장창 열심히 했었는데  ....

 

쿠당탕 올라 와 샤워하고 

엄마 다녀와요 ...

 

밉지마는 않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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