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이 ...
아버님이랑 어서 진지 드세요
전 친구가 와서 아랫층에서 먹을게요.
아침은 제 신랑 먹여 보내느라 자기집에서 해결
점심때는 꼭 올라온다.
이것 저것 반찬 꺼내고 수저 챙기면서
방실거리며 웃어댄다.
제 인물이나 내 인물이나 축에는 못 들어도
연실 방실대는게 참 귀엽고 안심이 된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시아버지 치하가 끝나기 무섭게
어머니 저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주섬 주섬 설겆이 준비하면서 오물 거린다
얼마나 예쁜 인삿말인가 ...
약아 빠지지 않아서 좋고
또박또박 영악스럽지 않아서 좋고
수더분하고
말없는게 참 좋다.
아직은
덥썩 들어서서
음식장만은 어설퍼도
솥을 둘러나온 건 다 맛있다 맛있어요가 고맙다.
기대치에 0 을 놓았으니
내가 실망 할 일은 없으리라
내 살아 온 가시밭 길 다시 밟지않게 하리 ...
얘! 너 혼자 부엌에서 설겆이 하는거
내 뒤꼭지가 편치않아
얼렁 얼렁 끝내고 손 닦고 나와라
예 에 ......
큰 딸 시집 보내놓고
할 줄도 모르는 부엌 일에 매달려
절절 매고있을 가여움에
난
숫한날을
가슴으로 얼마나 울먹였던고
달랑 세식구 먹은 설겆이
컵 수저 밥그릇 국그릇 딱 3개씩
후다닥 끝내고
배시시 나오는 내 아들의 새악씨
저 애의 눈에서
눈물빼는 일 없게 하리라
결심 해 보는
어제같은 오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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