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얼쩡 거리는 며느리
신랑이 이제 들어 와 밥을 달란단다
자기네는 없어 윗층 우리집으로 올라온 꼴
검은 비닐에 무엇인가 그득
뭐니?
"과일 좀 사오라 했어요,
추석지낸 사과 배가 많은데?
혼자 갸웃둥 했다.
살금 거리며 먹이고 치우더니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기척 ...
어머니 저 사과 배 좀 갖어 갈께요
그러려엄!
너희 냉장고에도 듬뿍 좀 넣어 놔
계단에 쌓인게 날씨탓에 상할까 걱정중이라서
크게 외쳤다.
아들 며느리
버석거리는 비닐봉투 들고
자기집으로 내려 간 후
부엌을 휘 돌며 난 무언가 서운했다.
배고픔도 아니고 과일이 없는것도 아닌데 ...
시어미 표시내나?
내 딸이었다면
내 놓는다 해도 홀랑 싸 들려 보내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만감속에 잠이 들고
잠이 깨고
먼동이 트는 아침 ....
상을 차리는 식탁옆에 상보가 얌전히 덮여있는
멋스런 커단 접씨
훌꺼덕 벗겨보니
에구머니나!
얼굴이 닳아 오른다
골드키위 단감 귤
냉장고 야채박스엔
차례에 쓰고 남은 포도가 아직인데도
새로 포장된 포도가 두어송이 ..
이 난감함을 어찌할꼬
딸 만큼은 절대로 아니 된다해도
좋은 시에미 노릇하려 노력은 해보리라
그런데 이런꼴이라니
불끄고 누어있는 이불 속에서도
부끄러워 얼굴이 확확
난 미련퉁이 .....
에구 나 어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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