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아들의 새악씨!

로마병정 2007. 10. 18. 21:43

 

 

 

어머니이 ...

아버님이랑 어서 진지 드세요

전 친구가 와서 아랫층에서 먹을게요.

 

아침은 제 신랑 먹여 보내느라 자기집에서 해결

점심때는 꼭 올라온다.

이것 저것 반찬 꺼내고 수저 챙기면서

방실거리며 웃어댄다.

제 인물이나 내 인물이나 축에는 못 들어도

연실 방실대는게 참 귀엽고 안심이 된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시아버지 치하가 끝나기 무섭게

어머니 저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주섬 주섬 설겆이 준비하면서 오물 거린다

얼마나 예쁜 인삿말인가 ...

 

약아 빠지지 않아서 좋고

또박또박 영악스럽지 않아서 좋고

수더분하고

말없는게 참 좋다.

 

아직은

덥썩 들어서서

음식장만은 어설퍼도

솥을 둘러나온 건 다 맛있다 맛있어요가 고맙다.

 

기대치에 0 을 놓았으니

내가 실망 할 일은 없으리라

내 살아 온 가시밭 길 다시 밟지않게 하리 ...

 

얘! 너 혼자 부엌에서 설겆이 하는거

내 뒤꼭지가 편치않아

얼렁 얼렁 끝내고 손 닦고 나와라

예 에 ......

 

큰 딸 시집 보내놓고 

할 줄도 모르는 부엌 일에 매달려

절절 매고있을 가여움에

숫한날을

가슴으로 얼마나 울먹였던고  

 

달랑 세식구 먹은 설겆이

컵 수저 밥그릇 국그릇 딱 3개씩

후다닥 끝내고

배시시 나오는 내 아들의 새악씨

 

저 애의 눈에서

눈물빼는 일 없게 하리라

 

결심 해 보는 

어제같은 오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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