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아들 혼사에 보탠 결혼자금은 달랑 천만원.

로마병정 2012. 9. 12. 07:00

 

 

 

조금 한가한 아침이라 신문을 좌아악 펴 들었습니다

애들의 혼사에 관한 기사들이 가슴을 꽉 막히게 하네요

차근 차근 읽어내리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이고 있는 나를 봅니다.

 

 

 

 

 

 

 

 

 

 

 

참 지혜로웠구나 새삼 고마움입니다.

사귀는 동안 둘의 월급을 합해 모았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손 벌리지 말자 약속했다데요

 

몇사람의 축하객들만 모시고

조촐하게 결혼식 할꺼라며

평소에도 늘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아들내미

 

평생의 쪼달림을

하루의 체면치례와 바꾸지 말자는 영감님의 지론과

딱 맞아떠러지는 부자지간

 

인륜지 대사를  

순서조차 방법조차 모르고있는 푼수떼기 나

영감과 아들에게 내 처신을 맡길밖에요 ...^*^

 

안사돈 뵈옵고 

패물이고 예단이고 일체 주고 받지 말자는 영감님의 뜻을

노여워하지 않으시게끔 전했고

결혼을 하자시는 건지요 의아하고 불안해 하시는 안사돈과

훌 훌 마주웃고 냉면 먹으면서 마무리 ......

 

 

아버지 10,000,000 만 보태주셔요

결혼 날짜가 가까운 어느날 아들내미의 심각한 표정

무엇에 어찌 쓰려는지 조차 묻지않고

알았다 그거면 되니?

예 아빠 ........

 

그 천만원은 아랫층 세입자 내보내는데 보탤 잔금이었다네요

그리고 냉큼 아랫층으로 들어왔고

 보물단지 은찬이 수시로 보여주고

한가 할 땐

바다로 들로 강으로

아버지 좋아하시는 수목원으로 여행가자 조르고 ...

 

 

엄마 집에가는 길이예요

뭐 사갈까

문어사오렴 아빠 죽쑤어드릴거다

예에에에 ...

 

어제는 경희의료원에 검사결과 보러 다녀오는길에

엄마 슈퍼예요 뭐사갈까요 ...

 

이렇게 착한 애들 있으면 나와보라할까요

안다니까요 내가 얼마나 칠푼인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