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런 수런 단풍의 고움을 시샘하듯 비가옵니다
어제저녁으로 보일러 공사 끝
머피의 법칙이란 단어가 나로 인해 만들어졌거니 늘 불만이었는데
오랫만에 맛보는 묘한 행운의 기쁨입니다
비가 하루만 먼저왔더라면 또 뒤로 밀려나갔을 터이니요
바르고 부치고 닦고 씽크대 제자리 찾기까지
장장 보름이 넘었지 싶습니다.
영감님 방사선 치료차 모시고 병원동행
돌아온 난 무릎치료차 정형외과 출근.
얼마나 힘겨운 나날이었던지요
13년째 쓴 까스렌지가 라이터를 그어대야 불이 켜집니다
부엌 다 들어 낸 이참에 새로구입하자는 나만 제친 식구들의 역적모의
생선굽고 난 후 닦기가 영 귀찮아 이번엔 그릴 없는걸로 구입했어요
먼저것도 빌트인 그릴쿡탑이었지만 몸체는 있었는데
이번것은 아예 몸체가 없더라구요
예쁘고 깔끔 간단하고 ...^*^
세척기를 내다버리고 나니
씽크대 상판이 잘 맞지를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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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가 있던 몸체가 없어진대신 상판에 있더라구요
아직 익숙칠 않아 손이 자꾸 먼젓번처럼 움직여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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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스렌지 몸체있던 자리가 텅비어
설합을 짜넣던지 선반을 달던지 궁리 좀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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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내미 시집보낸던 해에 들여 온 전자렌지
장장 19년 이참에 내다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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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렌지 옛자리엔 양념통들을 넣을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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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죽 히죽 웃어가면서 사진을 찍다 힐끗 올려다보니
새벽에 뭔 도깨비 장난이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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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남겨놓고 그릇들은 몽땅 내다 버리라는 영감님
그러나 그릇 한개 한개마다 애들 길러 준 사연들이 들어있어
선뜻 내다 버리기가 내키지 않지만
고르고 제치고 또 골라 이참에 아주 정리 좀 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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