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자그마한 일상이 평안이었다는 걸 새삼 ...

로마병정 2012. 11. 6. 07:00

 

 

 

 

사월 초 성대결절 수술후

아주 오랫만에 커피를 타 마주 앉습니다.

홍삼편  흑마늘  넛츠  검은깨 꿀환  단감 말린거  육포

몸에 이로울거 같은 이것 저것들을 돌아 돌아 바꿔가면서 켠 켠이 놓고

커피를 마십니다.

 

 맛깔스러운듯 호올짝 잔을 비우는 영감님 

이 시시하게 보냈던 아침마다의 일상이

평안이었슴을 새삼스레 다시 알아졌습니다 ..._()_

 

 

의사의 주문은 없었지만

마시지 말아야 할 거 같아 입에서 뗀지 어언 예 닐곱 달 

 

 

영감님 방사선 치료받으시는 동안

곤두박질 친 추위를 이겨내느라 홀짝거리다 딱 걸린 

길다방 커피 한 잔

멋적게 웃었지만

나쁜짓 하다 들켜 버린 듯 무안스러웠습니다.

 

 

커피한잔씩 드려도 될까요?

조심스러운 내 물음에 

"입에 당기시면 아무거나 다 드려도 괸찮아요,

밝은 간호사의 대답에 덩달아 나도 종일이 밝았습니다. 

 

 

하루에 딱 한잔씩 커피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시시한 마주 앉음이지만 

참 오랫만에 갖어보는 익숙한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