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 성대결절 수술후
아주 오랫만에 커피를 타 마주 앉습니다.
홍삼편 흑마늘 넛츠 검은깨 꿀환 단감 말린거 육포
몸에 이로울거 같은 이것 저것들을 돌아 돌아 바꿔가면서 켠 켠이 놓고
커피를 마십니다.
맛깔스러운듯 호올짝 잔을 비우는 영감님
이 시시하게 보냈던 아침마다의 일상이
평안이었슴을 새삼스레 다시 알아졌습니다 ..._()_
의사의 주문은 없었지만
마시지 말아야 할 거 같아 입에서 뗀지 어언 예 닐곱 달
영감님 방사선 치료받으시는 동안
곤두박질 친 추위를 이겨내느라 홀짝거리다 딱 걸린
길다방 커피 한 잔
멋적게 웃었지만
나쁜짓 하다 들켜 버린 듯 무안스러웠습니다.
커피한잔씩 드려도 될까요?
조심스러운 내 물음에
"입에 당기시면 아무거나 다 드려도 괸찮아요,
밝은 간호사의 대답에 덩달아 나도 종일이 밝았습니다.
하루에 딱 한잔씩 커피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시시한 마주 앉음이지만
참 오랫만에 갖어보는 익숙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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