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오늘도 내 가슴은 두 편으로 갈라져 툴 툴 다툰다.

로마병정 2013. 4. 22. 07:00

 

 

 

 

섣달로 들어서는 날 부터 마음은 벌써

메주 말갛게 닦아 널고

으이쌰 으이쌰 고추장 젓는 내 모습을 본다.

 

사람 몸속에서 사람이 집고 나왔는데 어찌 몸이 아프지 않을것이며  

집안 일 몽땅 맡은 몸이 어째서 아프지 않을것이냐

그래서 여자는 어느구석인가가 늘 아픈거란다.

 

시간이 되면 죽을것이고

죽으면 썩어질 몸뚱아리를

뭐 그리 신주단지처럼 위하는지

엄니는 늘 게으른 사람들에게 고운 눈길을 보내지 아니하셨다.

 

칠남매중 딸 삼형제

그 말씀을 늘 들으면서 자랐으니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면 서슴찮고 발벗어 부쳤었다.  

 

리어카나 차로 배달시킬 산터미같은 김장배추

우리형제들은 몇번에 걸쳐 머리에 이어 날랐었고

양념거리도 번쩍 번쩍 꾀부리지 않았었다 ...^^

 

내몸은 막 써도 되는줄 알았었다

죽으면 어차피 썩을몸이라 괸찮은 줄 알았었다

 

억세게 후회스럽지는 않지만

더 일찍 서둘러 고쳤더라면 조금은 안타깝다.

 

거금을 들여가면서 이렇게 병원엘 다녀야 하나

아니지 통증이 많이 줄었는데 여전히 끝을 봐야지이 

 

오늘도 여전히 난

두편으로 갈린 가슴한개를 안고 병원으로 향한다.

자지러질듯 벚꽃이 으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