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로 들어서는 날 부터 마음은 벌써
메주 말갛게 닦아 널고
으이쌰 으이쌰 고추장 젓는 내 모습을 본다.
사람 몸속에서 사람이 삐집고 나왔는데 어찌 몸이 아프지 않을것이며
집안 일 몽땅 맡은 몸이 어째서 아프지 않을것이냐
그래서 여자는 어느구석인가가 늘 아픈거란다.
시간이 되면 죽을것이고
죽으면 썩어질 몸뚱아리를
뭐 그리 신주단지처럼 위하는지
엄니는 늘 게으른 사람들에게 고운 눈길을 보내지 아니하셨다.
칠남매중 딸 삼형제
그 말씀을 늘 들으면서 자랐으니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면 서슴찮고 발벗어 부쳤었다.
리어카나 차로 배달시킬 산터미같은 김장배추
우리형제들은 몇번에 걸쳐 머리에 이어 날랐었고
양념거리도 번쩍 번쩍 꾀부리지 않았었다 ...^^
내몸은 막 써도 되는줄 알았었다
죽으면 어차피 썩을몸이라 괸찮은 줄 알았었다
억세게 후회스럽지는 않지만
더 일찍 서둘러 고쳤더라면 조금은 안타깝다.
거금을 들여가면서 이렇게 병원엘 다녀야 하나
아니지 통증이 많이 줄었는데 여전히 끝을 봐야지이
오늘도 여전히 난
두편으로 갈린 가슴한개를 안고 병원으로 향한다.
자지러질듯 벚꽃이 으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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