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오후에 이 집 자동기기에서 돈을 찾았는데
아마도 지갑을 놓고 간 거 같아요,
다섯시가 넘어 문 닫은 마을금고를 두드리고
부탁을 했습니다.
현금카드도 주민증도 지공증도 들어있어
당장 잊어버리면 새로 만들기 귀찮거든요.
한참을 들어가서 CCTV를 살피던 직원이
찾았어요 빨강 지갑이네요 ....
내가 돈 찾은 시간대에 기계 사용한 사람을 찾고
그 사람 계좌번호를 알아내고 전화번호까지 확인
지갑 들고가는거 까지 또 확인
일거수 일투족이 투명창으로 다 보여지고
커다란 유리 방속에 사는듯도 하고 오픈된 광장에서 사는듯도 한
우리가 이런 맑은 세월속에서 살고있네요.
걷고 있어도 앉아 있어도
돈을 찾느라 은행을 들어가도
자그마한 기계눈이 요리조리 살피면서 다 찍고 있다는 거
벌렁거리는 두려움입니다.
지갑 잃어버린거까지 까맣게 모르고 이틀을 살았으니
약삭 빠른 사람에게라도 걸렸더라면
아마도 물건 사고 간단하게 싸인하면서 다 소비 했으리라.
몇년 쓴것이라 누구라도 탐 낼 물건은 못되지만
되돌아 나갈 돈일지라도
넣을 돈이 자주 자주 들어온다는 사실
이 빨강 지갑을 잃으면 절대로 안되는 이유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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