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큰 나무들의 잎사귀들
어느틈엔가 누르스름 제빛을 잃어 가데요
이렇게 또 가을이 깊어 갑니다.
올려다 보여지는 코발트색 하늘에선
친정 어머님이 보입니다
하이얀 모시치마 치자물에 담갔다 꺼내 널어 놓으시곤
족 족 물결 무늬 일도록
양손으로 토닥 토닥 두들기며 말리라시던 ...^^
이제 또 마음이 바빠집니다
이것 저것 겨우살이 준비에 발만 뒤뚱 뒤뚱
생각은 저 앞인데 몸은 아직도 여기서 둥싯 대네요 ...^^
냉기에 웅숭거리다가 추위와 맞닥드릴까
서둘러 검은깨 한말을 볶아 갈아 옵니다
꿀환이 달랑 달랑이거든요
곱게 갈아온 흑임자 가루에
꿀로 반죽해 동글 동글 빚어
만드는대로 냉동실에서 굳힙니다.
▽
꿀병을 거꾸로 쏟아 부었다가 반죽이 질어
찻거리로 볶았던 율무 서둘러 갈아 섞었습니다
먹을때마다 손에 묻는걸 막느라 풋사과 紛에 굴리고 ...
▽
◆ ◆ ◆ ◆ ◆ ◆ ◆
경동시장의 표고버섯이 쌈직하기에 한보따리 구입
납족하게도 통채로도 말립니다
꽁꽁 세월로 들어서면 을씨년스러워 나서기 싫을테니까 ...^^
▽
실오라기만큼 가느다래진 화천표 고구마 줄기
역시나 화천표 애호박에
옥상에 장난감처럼 조롱 조롱 달렸던 늙은 호박들.
▽
◆ ◆ ◆ ◆ ◆ ◆ ◆
김치 할적마다 찹쌀풀 쑤기도 꾀가 나네요
넉넉히 지은 찰밥을 열댓개 열렸습니다
양파와 배 그리고 찹쌀밥 녹인거랑 냅다 갈구요.
▽
우수수 갈바람엔 새우젓으로 간을 합니다
동치미 담그면서 떼어낸 무청
아까워 아까워 영감님 노래에 적선하듯 버므렸습니다.
▽
아직도 옥상엔 땅콩호박이랑 열매마
그리고 인디언 감자가 수확을 기다립니다
고구마 두어줄기 심은건 아마도 꽝이지 여겨지지만
그래도 자라는 모습이 웃음을 줍니다 ...^^
내 방이지만 하 오랫만이라
겨우 겨우 찾아 들어 왔답니다
오시는 모든 분들의 평안을 빕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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