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배 봉의 아카샤 **

로마병정 2006. 4. 5. 15:19

 

죽은 나무처럼 검게

그 긴 겨울...

모진 바람에 껴끼 여질듯 서 있던 나무에

어느새 새 생명이 자라

 

흰 눈이 사라진 온 하늘을

아카샤 흰 꽃이 가득 메우고 있다

세상 가득 향기 내 뿜으며 ....

 

그 밑을

오롱이 조롱이

금새 나팔 소리라도 낼듯

조그맣고 새 하얀 또 다른 꽃이

시샘 하듯 피어 있고

온 산을 축제 하듯

새 들이 날며 논다.

 

그 옆 오솔길을

진짜 꽃 수백 송이

재잘재잘 

배봉산을 휘 저으며 지나간다.

 

긴 시간이 지나

우리 만큼의 깊은 주름이 생긴 날

 

세상 가득한 향기와

새 하얀 눈꽃 같은 하늘과

온갖 새들의 지저귐을

 

저 들도

기억하리

오늘의 소풍을

예쁜 추억이라 말하면서 ....

 

지금 우리처럼

 

<작년 어느날 배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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