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아 오늘 나오지 않을래?
조금있으면 이민 떠날 친구에게서 전화.
이름도 잃은 우린 언제부턴가 큰애 이름을 물려받았고 ..
나 애기낳서 못나가 ...
시어른들 편찮다는핑계 이젠 안 먹힐것같니?
그래서 이번엔 해산?
후줄근한 모습 뵈이기싫어 도통 외출을 잊었었다.
애기울음소리 안들려?
자기 존재 알리려는 듯 힘차게 울어대는 내 잘난 아들 놈 ..
삼십이년전 오늘
넷이요 다섯이요 여섯이요 일곱이요
또박또박 정확히 가늠한 계산끝에
여덟 번째 아기를
중절하지 않고 .....
그렇게 힘겹게 낳은 애가
자라다만 내 애물단지 ...
하나밖인 내 아들 ...
눈물바람으로 산도 길도 헤매신다는 우리시모
손주 하나 그리워서라신다.
수태할수 없는 나이가 되면
넌 얼마나 후회스러운 삶을 살려느냐 ..
동정하시는척 내려놓으시는 엄포 ...
내가 가진 딸 셋 그거 헛거라시며 ...
머리 부서지는 고민끝에 결심
중절여행 ...
미련이 도를 넘었음인거 그때도 알았다.
그때도 .....
알았음이야.
미역국 제치고
떡국으로 따습게 속 덮히려
낳을때의 추억 곁들여 차려 놨더니
이놈 이 나쁜놈
숟가락 손에 걸쳐보지도 않고
꽁지가 빠지게 내려뛴다.
부질없이 만들어진 시계땜서
바늘에 삶을 맞추느라 허구한날 뛰어대는 군상들 ..
시계만 없었어도
오늘 떡국 한숟갈 정도는 먹여보낼수 있었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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