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스크랩] 나 쁜 놈

로마병정 2006. 6. 7. 09:24

미경아 오늘 나오지 않을래? 조금있으면 이민 떠날 친구에게서 전화. 이름도 잃은 우린 언제부턴가 큰애 이름을 물려받았고 .. 나 애기낳서 못나가 ... 시어른들 편찮다는핑계 이젠 안 먹힐것같니? 그래서 이번엔 해산? 후줄근한 모습 뵈이기싫어 도통 외출을 잊었었다. 애기울음소리 안들려? 자기 존재 알리려는 듯 힘차게 울어대는 내 잘난 아들 놈 .. 삼십이년전 오늘 넷이요 다섯이요 여섯이요 일곱이요 또박또박 정확히 가늠한 계산끝에 여덟 번째 아기를 중절하지 않고 ..... 그렇게 힘겹게 낳은 애가 자라다만 내 애물단지 ... 하나밖인 내 아들 ... 눈물바람으로 산도 길도 헤매신다는 우리시모 손주 하나 그리워서라신다. 수태할수 없는 나이가 되면 넌 얼마나 후회스러운 삶을 살려느냐 .. 동정하시는척 내려놓으시는 엄포 ... 내가 가진 딸 셋 그거 헛거라시며 ... 머리 부서지는 고민끝에 결심 중절여행 ... 미련이 도를 넘었음인거 그때도 알았다. 그때도 ..... 알았음이야. 미역국 제치고 떡국으로 따습게 속 덮히려 낳을때의 추억 곁들여 차려 놨더니 이놈 이 나쁜놈 숟가락 손에 걸쳐보지도 않고 꽁지가 빠지게 내려뛴다. 부질없이 만들어진 시계땜서 바늘에 삶을 맞추느라 허구한날 뛰어대는 군상들 .. 시계만 없었어도 오늘 떡국 한숟갈 정도는 먹여보낼수 있었음이여 ...

출처 : 노을이 아름다운 언덕
글쓴이 : 로마병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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