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까지 배달 해 주는 절인 김장배추 ..
항상
집안 거덜이라도 나는 듯 염려하는 영감
이맛살에 줄이간 듯 산뜻한 얼굴이 아니라서
올해는 그냥 배추로 들이리라 ......
금요일에 들여다가 토요일에 해 넣으면
출근하는 애들이 좀 푸욱 쉬겠지
아들 출근한 뒤 미쳐 새벽 일곱시
덜렁 거리고 배추시장으로 .....
40일 배추에 미리 데인 상처 때문에
배추 고르기가 남편 고르기 보다 더 힘들어
안면이 있는 집 앞에서 기웃기웃
반색하는 아주머니 한테 홀딱 빠져
차 들이대고 필요한거 다 주섬 주섬 주섬 ......
옥상으로 나르면서 궁시렁 대는 영감
그러게 절인거 사면 배달 다 해주고 얼마나 편해?
당신도 좀 당해 보시지?
입속으로만 쫑알쫑알 ......
얼마 줬는데?
그전 같으면 삼분의 일쯤 툭 잘라 버리고 줄였겠지만
2500원!
배추를 다 뽑아 버린다는데 그렇게 비싸?
내년부터는 차라리 절인거 사지!
무 다듬어 동치미 담구고
배추 다 절이고 양념 씻어 썰고 ...
점심 한술 뜨고 나간 사람이 기척이 없다
이상한 지고 ....
종일을 종종 시중 들어 줄 사람이 외출이라니 ....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에구 배추값을 차라리 1500원으로 줄일 걸 .....
슬그머니 후회스러운 오후!
얼마만에 들어 와 하는 말
올들어 가장 비싼 날이라네 오늘이
다른곳엘 알아봐도 2500원이래 ...
종일을 뿌루퉁 삐쳐있던 영감님
새새대고 웃는 얼굴에
덩달아 서운함도 사그러 들고 .....
내년에도 생 배추 사서 절이고 싶단 생각
슬그머니 드는
둘러앉아 먹는 저녁 식사시간.
뼈도 없이 흐물거리는
내 꼬락서니
한심하기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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