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남편속 까맣게 태우는 ...

로마병정 2007. 3. 8. 10:34

 

압력전기밥솥!

고거 없던 시절엔 어찌 살았을까?

식구들 빠져나가는건 몰라도 세탁기 고장나는거 알아 내듯이...

밥이 되질 않는 전기압력밥솥.

많이 불편하다.

고장난 세탁기 세워놓고 손빨래 하는것처럼 ...

 

제구실 못하는 밥솥 사건에 고소하게 깨볶는 우리영감

돌솥에 끄니마다 하는밥이 훨씬 맛있다나 뭐라라 ..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내가 남고 그 사람 먼저 소풍 끝낸다면

돌솥에 못해 준 밥 ... 혹여 가슴 구석에  한이라도 남을세라

돌솥에 밥을 짓는다.

호루루 넘을까봐  지켜서서...

뚜껑을 세번씩이나 열어 본 밥은 개도 안 먹는다 했던가?

 

퉁퉁한 몸 뻗뻗하게 굳히고 까스렌지 앞에서

한눈 팔새가 어디있노 홀까닥 넘을텐데 ....

그래서 무던하게 무심으로 서 있다.

 

삼십여일째  밥솥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냥 견뎌내 볼까나  ........

 

돌솥도

두꺼운 칠중냄비도

까므스럼한 코팅냄비도

모조리 옥상에서 햇살받이 한다.

 

뜸들이는 동안 컴에 앉았다 태워먹고

숨 넘어갈듯 급한 전화소리에 또 태워먹고

진달래 한테 혼빼앗기고 어정거리다가 짠지 꺼내러 올라온것 조차 잊고 또 태워먹고 ...

 

냄비속 까맣게 태운 여편네하고는 결혼하면 안되느니 ...

남편속을 고렇게 태운단 말이지 ......

 

지금 땅속에 누어계신 울엄니

남편속 새까맣게 태우는 결혼못할 인사가

에구 당신 딸이었다는 걸 아실랑가 모르겄네?

 

이러나 저러나 햇살받이 하고있는 옥상의 냄비들

햇살은 자기 구실이 무언지나 알고 비칠까?

옥상가득 내려앉기는 했던데 

햇살이 ......

 

<200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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