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방방이 ..

로마병정 2007. 4. 11. 23:22

 

시어른들 한개

애들 넷 한 개씩 

그리고 우리 내외 한개 ..

 

썰물 처럼 식솔들 빠져나가면 

난 방방을 살살기며 청소를 한다.

걸레가 한 바구니

한꺼번에 빤 걸레바구니 끼고다니며 훔치느라 살살기고 ..

 

엊그제 같은데

난 시어머님 그연세로 들어서고

방방이 텅텅 비어 임자가 없네.

그래도

커텐을 띠고

커텐을 빨고

커텐을 다시 단다.

겨울을 지냈으니 여름것으로  ...

 

아직은 아들 하나 그득하게 차 있는데

올 해

아들 마저  떠나 보내고나면

횡 ~~ 하니 집이 비겠구나 ..

 

꿈이 있었지 집짓기 전엔 ...

등나무 덮여있는 넓은 마당에 작은 의자들 돌려돌려 놓고

동네방네 꼬마들 불러들여 책들 읽게 하리라 ... 

냉장고에 얼음 물 그득히 준비하고

가끔은 맛난것도 해 멕이리라 

과자는 꼭 있어야겠지? 

그랬었는데 ... 그래서

아까운 줄 모르고 책을 무더기로 사 들였었는데 ...

집 짓고 올라앉다보니  여의치가 않데 ...

동네 애들은 다 떠나고

나이먹은 사람들만 우중충 동네에 남아.

세상은

그렇게 마음 먹은대로 굴러가질 않더라구

애석하게도 .........

 

레스로 만든 여름커텐 달고나니

기분은 그래도 쓸만하게 산뜻하네

절대로

옛날처럼 신나지는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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