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른들 한개
애들 넷 한 개씩
그리고 우리 내외 한개 ..
썰물 처럼 식솔들 빠져나가면
난 방방을 살살기며 청소를 한다.
걸레가 한 바구니
한꺼번에 빤 걸레바구니 끼고다니며 훔치느라 살살기고 ..
엊그제 같은데
난 시어머님 그연세로 들어서고
방방이 텅텅 비어 임자가 없네.
그래도
커텐을 띠고
커텐을 빨고
커텐을 다시 단다.
겨울을 지냈으니 여름것으로 ...
아직은 아들 하나 그득하게 차 있는데
올 해
아들 마저 떠나 보내고나면
횡 ~~ 하니 집이 비겠구나 ..
꿈이 있었지 집짓기 전엔 ...
등나무 덮여있는 넓은 마당에 작은 의자들 돌려돌려 놓고
동네방네 꼬마들 불러들여 책들 읽게 하리라 ...
냉장고에 얼음 물 그득히 준비하고
가끔은 맛난것도 해 멕이리라
과자는 꼭 있어야겠지?
그랬었는데 ... 그래서
아까운 줄 모르고 책을 무더기로 사 들였었는데 ...
집 짓고 올라앉다보니 여의치가 않데 ...
동네 애들은 다 떠나고
나이먹은 사람들만 우중충 동네에 남아.
세상은
그렇게 마음 먹은대로 굴러가질 않더라구
애석하게도 .........
레스로 만든 여름커텐 달고나니
기분은 그래도 쓸만하게 산뜻하네
절대로
옛날처럼 신나지는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