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 휘 돌아친

철봉틀.

로마병정 2009. 3. 20. 08:31

 

 도봉산 예전  매표소에서 살짝 왼쪽으로 틀어

다리건너 주우욱 올라 약수터에 이르면

이 철봉이 떠억 자리하고 있다

슬쩍 슬쩍 베껴진 초록색 페인트

반짝 반짝 윤기까지

눈에 익다...^*^

 

 생김새까지 멋드러지고 기능까지 무한 한 운동기구들

앞다투어 발명되던 훨씬 이전에

 사람들 옹기 종기 모여사는 동네 언덕배기 어디쯤엔

영낙없이 철봉틀이나 평균대가 동네 청년들을 모이게 했다. 

지나가던 행인도 슬쩍 한 번 매달리다 갈 길 재촉하던 ...^*^

 

창경궁담이 자연스레 작은 동산이 되어

사과가 못 된 능금나무와

앵두나무와

배모양은 확실한데 아주 작고 시큼한 똘배

그 위로 역기랑 철봉틀이랑 평균대가 있었고

아래로는 화초들이 흐드러지던 ...

와룡동 일번지

비원옆으로 붙어있는 와룡동이

유일하게 명륜동쪽에 붙어있는 달랑 일번지 몇 집

 

동네 방네 오빠들까지 아침이나 저녁이나 뛰어올라 매달렸다.

대문이라야 잠그지도 않았고

허리까지 겨우차는 사선으로 이어 만든 나무문은

안에서나 밖에서나 들여다 보이고

내다보이고 

바람만 불어도 열어지고 ...

 

작은 오래비가 제일 좋아하던  운동기구들 

아파 눕기전까지 아령이라도 열심이던 운동매니아

이 운통틀 앞에서 작은 오래비 건장 하시던 모습

멍하니로 서서

길게 생각하던 날이었다.

 

오빠 잘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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