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하나뿐인 내 아들.

로마병정 2009. 10. 31. 08:47

 

 

 

 

 

 결혼 할때까지는 머리가 길지 않았었다.

 

엄마  닮은 곱슬머리 늘 마땅치 않게는 생각했어도

말끔이 깎았었고 ....^*^

 

머리가 좀 긴데 웃으면서 슬쩍 던지면

냉큼 깨끗하게 벌초하고 돌아오던 은찬아범 

 

 

 

지금은 앞도 덮고, 뒤도 덮고, 귀도 덮고, 눈도 덮고,

이발소에 다녀오긴 했다는데

자른건지 그냥 온 건지

내 눈엔 절대로 구분이 되지 않지만

그냥 괸찮네 웃어준다.

 

무언가 생각이 있으니 길게 하려니로 .....

 

 

자라면서 네 아이들

안되요 싫어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그런데 얼마전 부엌에서 저녁을 돕던 내 큰딸내미

우리들 자랄 때

왜 그렇게 머리를 짧게 해 주셨어요

사십여년이 가깝도록 한 마듸도 들어보지 못하던

웃음섞인 불만 

 

순간적으로 그럴수도 있었겠구나

친구들은 예쁘게 땋고 다니던 머리

난 언제나 싹뚝 숕커트였으니 ...^*^

 

공장애들 밥해주랴 어른들 모시랴

너무 일이 많아

아침마다 세딸내미들 머리손질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뎅강 뎅강  데에엥가앙 ...^*^

 

착한애들의 그 전 생활을 생각하면

난 어미도 아니었느니

 

어느땐 가려는 길 막아 섯던 내 가슴에 대고

그냥 곧장 가도록 힘 실어 줄 걸

자책하며 사는 요즈음인데  ...._()_

    

그래서 아범의 머리 모양새에도

그냥 안 보이는 척 지나친다.

 

부쩍 몸이 불어 파묻히는 이목구비를

슬쩍 감추려는 의도인지도 몰라로

  

가슴 속은

조금 짧게 깎았으면 참 좋겠다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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