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지금 생각해도 속상해서 ...!!

로마병정 2010. 2. 21. 10:45

 

 

 

 이 비누를 정성스레 만들어

늘 내게 주는 두째딸의 11살때 이야기입니다.

 

 

목욕을 시키느라

머리를 감겨주고 있었는데

자지러지게 아파하며 우는 두째딸 

정수리엔 호두만한 혹이 있었습니다.

 

엄마 요즈음 선생님이 날 너무 미워해

막대기로 내 머릴쳐서 나 까무러칠번 했다

언제

며칠전에 ...

 

여자라 반장은 안되고

늘 부반장 노릇하면서 공부 일이등 다투던 아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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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년 올라가면서도

난 선생님 만나볼 짬을 못내고 있었구요

 

어느날 급하게 의논드릴께 있으니

학교에 와 달라는 담임의 전화

 

아이큐가 네 아이들 중에서 가장 높다며

공부걱정은 절대 말라는

기분좋은 이야기를 들었던 두째인데

무슨 말썽을 피었을까

무슨 말썽을 피었을까

하루견디기가 일년처럼 조바심이었습니다.

이튿날 부랴사랴 뛰어갔구요

 

등교하기 직전 오전 6시에 사군자를 배우러 가는데

아침식사 할 곳이 딱히 마땅치 않으니

두째 도시락 싸면서 한개를 더 싸

함께 보내주십사 하는 ...

 

가뜩이나 여려서 내 보기엔 애기같은데

자그마치 도시락 두개를 어찌 함께 보낼수가 있으며

샛파란 애송이 선생님이

감히 부형을 불러 도시락을 싸오라 ......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도시락 여섯개 싸면서 한개 더 쌀수도 있지만

굇씸했습니다

편지로 자초지종을 써 보내던지

전화로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던지 ...

 

이것 저것 반찬을 밥보다 많이 넣었고

애들과 나누어 먹으라 

늘 메추리알 후라이를 여러개 넣어주던

유난스러운 나

아마도 한가하게 보여졌나 봅니다.

 

공장애들 일곱에

시어른들에

내 애들 네게

더군다나 사러오는 콤파운드 실어 보내고  

잠을 네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었던 분주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아마도 거절이 굇씸죄를 야기 했으리라

 

남편에게도

시어른들께도 고자질 못하는 꿍꿍 가슴앓이가

때때로 괴롭혔습니다

싸 보내 줄 걸 후회도 되고 ..

 

얼마 후

엄마 우리 담임선생님 다른학교로 전근 가셨다 

어느 학부형이 돈 달랜다고 고자질 했대 ...!!!

 

애들의 쌔하얀 머릿속에

지식과 지혜와 도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그 고운 틈바구니 속엔

이렇게 몰지각한 선생님들도 있다는게

늘 걱정스럽답니다 ... _()_

 

내 손수들이

주우욱 뒤를 잇고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