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하셨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지만
친정엄니가 하시던 대로
잡곡밥 재료를 훌훌 섞질않고
따로 따로 몫몫을 나누어 앉힙니다
조금 있으면 찜통에서 김이 모락 모락 오를거구요
그럴즈음 삼삼하게 푼 소금물
훌훌 뿌려주면 될거구요 ...^*^
새벽같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지 않으려는 앙가님으로
입 꼭 다물던 기억
참다 참다 얼떨김에 대답하고 금새 후회
고 사이를 놓칠세라 잽싸게
내더위 사가라
총알처럼 날아들던 더위타령과 웃음
동이 트기도 전에
딱 깨물어 무너뜨린 부럼
마당에 획 던지던 기억
식구 여럿이서 한개씩 내던진 부럼이
마당 구석 여기저기를 굴렀었고
참 아까워 했었고
그리고 조금 덜 귀한 부럼으로 깨물었던 기억
아마도 세상이 다 꽁꽁 얼어붙은 때라
혹여 날짐승이라도 먹이려는
고운 의도였을까로
궁여지책으로 의문을 풀어봅니다
오곡이 아니고 지금은 아주 여러가지입니다
쌀 찹쌀 현미찹쌀 지장 차좁쌀 수수 율무 콩 팥 흑미
여기에 특별하게 황률도 넣었습니다
영감님 두어됫박 줏어온 산밤을
말린것이 있었거든요
먹는거까지 즐겁던 젊은날은 가고
이젠 먹는거엔 취미가 없어졌습니다
그저
즐겁게 먹으며 새새대는
애들 모습보는것으로 취미가 붙어가네요
그 모습 보는것 조차도
이제 몇번이나 될런지
손가락으로 헤아려지는 칠십 언덕입니다
떡국을 안먹으면 뭐하고
세월을 비켜가면 뭐합니까
어느틈엔가 가슴속엔
늙음이 그득 깃드려 있는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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