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을 먹고 남은 달랑 두대접 김치 찌꺼기
영감님의 계산착오로
생새우 반관이 훌쩍 넘게 들어간 30포기의 배추김치는
꿀보다 더 맛났습니다
이제 이 처리가 남았구요 ...^*^
고위공직자를 남편으로 둔 내친구의 언니
호된 시집살이에 보따리를 열번도 더 싸고 싶었다네요
그 언니가
남편을 따라 독일로 3년 살이를 떠나던 날이었답니다
주르르 배웅하던 애들곁으로 되돌아오더니
딸내미 어깨에 손을 얹고
열무김치 국물 한국자라도 버리지 마라
밀가루 한 숟가락만 넣어 홰 홰 젓으면
밀전병 한장이 나온단다 알았지?
너희들끼리 어찌살까 걱정이 태산이다
뭐 이런말씀 하려고 나오시는줄 알았던 딸
서운하기가 하늘이었다던가요
미워하면서 닮는다더니
무섭게 알뜰하신 시엄니 밑에서 미워 미워 불만이더니
그 언니가 고대로 닮았던가 봅니다
웃으면서 하던 그 언니 말씀이
김칫국물을 버리려 하다간 늘 주춤하게 됩니다
굴이라도 넣고 푸추라도 도려다가 넣으면 더 맛나겠지만
그러면 수량이 많아져서
또 말라배틀어 남아 돌게 될까봐
딱 요것만 부칩니다
양파는 반개 착착 넣긴 했어도
쉬는날이니 주섬 주섬 은찬아범도 먹어 줄테고
은찬에미도 아 맛있어요 먹겠지요
그래서 처리는 걱정 끄읕입니다 ...^*^^*^
우리의 어머님들 할머님들 그리고 그 윗대 어른들
그렇게 규모있게 사셨습니다
눈앞이 흐미해지는
허기진 세월을 보낸 나 부터도
꿈에서나 당했던 일 처럼 잊어가는데
궁핍을 모르고 자란 지금 세대들에게
어떤 말인들 먹혀들겠는지요?
김칫국물에 밀가루 넣어 버리지 않게하는 해결책
그 간단함을
실천해 주는 한분이라도 생긴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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