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어떤 사람 .... (1)

로마병정 2010. 5. 16. 10:28

 

 몇개월을 먹고 남은 달랑 두대접 김치 찌꺼기

영감님의 계산착오로 

생새우 반관이 훌쩍 넘게 들어간 30포기의 배추김치는

꿀보다 더 맛났습니다 

이제 이 처리가 남았구요 ...^*^

 

 고위공직자를 남편으로 둔 내친구의 언니

호된 시집살이에 보따리를 열번도 더 싸고 싶었다네요

그 언니가

남편을 따라 독일로 3년 살이를 떠나던 날이었답니다 

 

 주르르 배웅하던 애들곁으로 되돌아오더니

딸내미 어깨에 손을 얹고

열무김치 국물 한국자라도 버리지 마라

밀가루 한 숟가락만 넣어 홰 홰 젓으면

밀전병 한장이 나온단다 알았지?

 

너희들끼리 어찌살까 걱정이 태산이다

뭐 이런말씀 하려고 나오시는줄 알았던 딸

서운하기가 하늘이었다던가요

 

  미워하면서 닮는다더니

무섭게 알뜰하신 시엄니 밑에서 미워 미워 불만이더니

그 언니가 고대로 닮았던가 봅니다

 

웃으면서 하던 그 언니 말씀이

김칫국물을 버리려 하다간 늘 주춤하게 됩니다 

 

굴이라도 넣고 푸추라도 도려다가 넣으면 더 맛나겠지만

그러면 수량이 많아져서

또 말라배틀어 남아 돌게 될까봐

딱 요것만 부칩니다

양파는 반개 착착 넣긴 했어도 

 

쉬는날이니 주섬 주섬 은찬아범도 먹어 줄테고

은찬에미도 아 맛있어요 먹겠지요

그래서 처리는 걱정 끄읕입니다 ...^*^^*^

 

우리의 어머님들 할머님들 그리고 그 윗대 어른들

그렇게 규모있게 사셨습니다

 

눈앞이 흐미해지는

허기진 세월을 보낸 나 부터도

꿈에서나 당했던 일 처럼 잊어가는데

궁핍을 모르고 자란 지금 세대들에게

어떤 말인들 먹혀들겠는지요?

 

김칫국물에 밀가루 넣어 버리지 않게하는 해결책

그 간단함을

실천해 주는 한분이라도 생긴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