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은찬이도 다치고 물도 새고 ...

로마병정 2010. 7. 15. 06:42

 

 

할배가 잠드신 자정 가까운 시간

 눈이 또랑또랑한 은찬이가 아범품에 안겨 올라왔다

 

장난끼 가득붙은 미소로 불 꺼진 할배방으로 숨어들더니

설합 열어제치고  속 물건들 꺼내 만수산으로 늘어 놓는다

그도 싱거웠나

주무시는 할배 침대옆으로 뛰다가

자기가 늘어놓은 가방줄에 걸려 넘어졌다 .......

  

  밤 열두시를 앞둔 시각의 아기 울음소리는 그대로 공포다 

아주 자리저지는데

아마도 이가 빠졌겠단 두려움

응급실로 가야할까부다 서두는 내게 슬쩍 웃는 아범

 

애기 울음소리에  들어서는 에미

바로 쳐바볼수가 없는데

애기 앞에서 웃기는 행동을 짓는다 ....????

까르르르 넘어가며 웃는 은찬이

 

 이가 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혼비백산하는 내게 

어머니 걱정하지 마셔요 은찬이가 웃는데요

금새 소리 소리 지르며 울다간 

간간히 까르르 까르르

 

참 대범하다

호들갑으로 들어서지도 않았고

어디를 어떻게 다쳤느냐며 되묻지도 않는다

 

서둘러 안고 내려가면서

어머니 걱정하지 말고 주무셔요 괸찮을거예요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안으로 들어가있던 라텍스

돌돌 만 담요를 끼워 이렇게 고쳤다 ,,,^*^

     

 

침대바닥의 판대기가 앞으로 삐죽 나와 턱이 만들어졌으니

애들이 부딪치기 일수

맞춰 놓았었는데 언제 밀려 들어갔던고

 

차렵이나 담요로 안 부분을 돌돌말아 끼워 틈새를 없애야겠다 

뒷방 장농속 뒤지러 들어서는데

순간적으로 방바닥이 얼음처럼 시원했다

에어컨을 켜 놓았었나

그러나 그 방엔 에어컨이 없다

 

조심스럽게 들어서니 또랑물이 흐른다

얼마나 가슴이 내려앉던지 ......

 

작은 실개천이 생긴 뒷 골방

어찌할까

소리쳐 영감님을 부를 기력조차 없다

또 물이 샌다니 ........

 

물을 엎었을지도 몰라 

슬그머니 주저앉아  손으로 휩쓸어 보았다

그러나 금새 또르르르 작은 또랑처럼 물줄기가 내려온다

 

    

 

       

봄내 물새므로 해서 당했던 고생이 한꺼번에 덮쳐

금새 마음은 지옥이 된다

 

수소문으로  서둘렀지만  

일 나가신 설비아저씨는 전화조차 받질 않아 

 우선 수도부터 잠그었다

딸내 아들내 우리집 일은 몽땅 뒤로 미뤄졌고 ...

 

서너시경에 연락이 닿은 기술자

들어서면서 웃는다

난 속으로 울고있는데 ....^*^

 

    

 

 온수가 터졌다던가

일 하던 중간에 들렀으니 되돌아 가야한다면서

수도물은 써도 된다던가 온수만 잠근다고  

날마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던 내 불편함

까지꺼 ....^*^

 

그래서 며칠 머리가 돌아가질 않았다

블러그도 염두에 없었고

오직 실개천 만들어진 뒷방 걱정 뿐 ....^*^

 

장농 속 이불 다 끄집어 내 옮기고

걸어놓았던 은찬이네 겨울옷 옮기고

시집보낼때 쓰리라 쟁여놓았던 그릇들까지

뒷방은 지금 오방난장중이다 .....^*^

 

 

시멘트 바른 벽이 거의다 말랐으니

쉬엄 쉬엄 정리해야 하는데

 

골방  문 꼭 닫아 걸고

그쪽엔 방 없어요 모르쇠로 살고싶다

너무 더워서 ... ^*^ ^*^ 

 

대추알만한 혹 달고 엄살피던 은찬이도

잘 먹고 잘 놀고 

모래에 긁힌거 같던 자국도

사라진지 한참이고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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