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일흔번째 맞이하는 제 생일날입니다.

로마병정 2011. 1. 31. 11:36

 

 

여편네의 생일 까지께 뭔 대수라고

늘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았었습니다

섣달 스무여드레

설준비에 마음이나 몸이나

녹초가 되도록 돌아쳐야하는 시간

아예 생일챙겨먹을 생각은 접어둔지 오랩니다

시장보기에서부터 차리는 다반사를 늘 혼자 맡아야 했기에

까지꺼 날마다 먹는밥인데하는 코웃음으로 ....!!

 

삼대독자인 아버님께 시집오신 엄마

아들셋을 주르르 출산하시니

유끼다리마같아도 좋으니 딸하나만 점지해 주소서 부처님전에 비셨다네요

육이오때 납치당하신 아버님께서요

그분의 바램대로인가 제가 좀 안생겼습니다

눈 코 입이 어설픈 눈사람처럼 ....^*^

 

어느땐 쏜 화살처럼 빠르고

어느땐 고인물처럼 느렸던 시간들이 모여  

칠십년이 되었다네요

칠순이라던가

 

 

아버님 보다 일년이 위이신 시어머님 칠순을

아버님 칠순날에 맞추어서 차렸었습니다

돈암돈 신흥사에서

 

시댁어른들 동네어른들 일가친척들

흥을 돋우어 주신다는 명창분들까지 수백분

어린 딸내미들 셋에 겨우 젖뗀 은찬아범

축가를 불러주시려던 분까지 불참

그 자리에 큰 며느리가 서야한다해서

제가 어버이 노래까지 열창

고운 추억보다 힘듦이 더 많이 기억되는

시부모님 칠순잔치였습니다  ...^*^

 

 

난 칠순잔치 안하련다  덩더쿵 격식이 싫고 떠들석도 싫고

누구나 살다보면 도착하는 칠십나이

나를향한 평생의 쇠뇌작용이 결실을 보는 해 ....^*^ ^*^ ^*^

 

아들 손자 며느리 사위들 딸들  외손녀들 외손자들

조르르르 오붓하게만 모여

눈 펑펑 쏟아지는 날

일렁이는 물빛이 아름다운 한적한 호반식당에서  

쌀로만든 케익을 잘랐답니다

우유알러지인 은찬이도 먹이려구요 ...^*^

 

(삼층을 몽땅 빌린덕에 애들에겐 천국 ...^*^)

 

정작 생일날인 오늘은

은찬에미가 끓여주는 국으로

아침을 요기했구요

 

설이 다가옵니다

들르시는 모든 분들 일년내내

태평세월 되소서 두손 모둡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