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오리를 많이 달고있는 대구에서 시집온 장수매랍니다
텀벙 텀벙 양념 쏟아 붇는 음식 누군들 못하냐시고
한달먹을 양식 한달 이어가는거 누군들 못하겠느냐시며
없는 양념으로도 입맛에 들게하는게 요리가이고
드텨서 두달 이어가는게 살림 잘 하는것이다
혹여 먹거리 재료가 떠러졌을때엔 넣었다 치고
있는것만으로 정성만 들이면 되느니 ..._()_
남의집에 갈 때는 끄니를 비켜서 가거라
그 댁 안주인 손님 받느라 한끄니는 굶느니라
생전의 시아버님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일러주시던 말씀들입니다.
46년 만에 쏟아진 폭설과 혹한에 가시어
떠나시는 마지막까지 며느리 목줄을 잡으셨느니
서운해 했었는데
수시로 아버님이 그리운건 또 무슨 연유일런지 ....
청소하다가 뛰어 올라왔단 며느리 숨이 턱에 닿습니다
어머니 오늘이 할아버님 제삿날인데요
가슴이 쿵 내려앉데요
가뜩이나 깜박이병에 걸려 신경을 곤두세우는 섣달인데
오늘이라니 .......
며칠전 새카렌다 받은 즉시
큰 글씨로 영글게 표시해 두었었는데
달력을 뒤적이던 은찬에미
아니예요 어머니
제가 떼어논 작년 달력을 잘못보았네요 히히히
교회를 다니다가 시집 온 은찬에미
그냥 기도만 하렴 말해도
꼬박꼬박 절을 합니다
기일에도 차례에도
그래서 미안도하고 대견도 합니다.
두번이나 젯상을 차려야하는 섣달
정월 차롓상까지 준비하려면 세번이 참 벅찹니다
조상님들 제사는 우리대에서 끝내고 싶다 말씀하는 은찬할아버지
옳은건지 그른건지는 전 아직 모릅니다
암튼 시할아버지 기일까지 표시해두고
잊지않으려는 마음씨가 미덥고 고마워서
작은일에도 잘 웃고 잘 우는 철딱서니 은찬할미
찌이잉 안심으로 기쁨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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