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벗꽃나무엔 반짝반짝 묽으레한 진이 흘렀었고 ....

로마병정 2011. 3. 21. 09:47

 

 

 

 

 

 

 

날씨가 차가워서 흐르는 반짝임은 아직이지만

내 기억은 아주 먼 옛날로 돌아갑니다

엄지와 검지사이에 찍어 붙였다 떼었다 끈적임을 묽게 만든 후

좌악작 늘리면 실이 생깁니다

그 끈적거리는 실가닥을 반대편 새끼손가락에 착착 감아붙이는 놀이

혼자서도 재미있고

나중엔 그냥 떫고 밍밍한 그 진을 빨아서 녹여없애고

한가할때 다시 시작합니다 ....^*^

 

수원을 지나 화성군으로 들어서서 발안이라는 자그마한 농촌 사거리

다리하나를 건너 우회전하면

수십그루의 고목인 아름들이 벗나무가 주우욱 늘어 서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가르마처럼 곧게 뻗어있는 뚝 길

그 끝은 옴뿌리산 오르는 길과 닿아있었고

오른쪽엔  물을 뫃아놓느라 조성된 보안

그 안에 채우고 남는 물은 넘쳐넘쳐 개울이 되어 맑게 흘렀었습니다

 

활짝 개화라도 하면 벌들이 날고

온동네 사람들 끄니초자 잊었지 싶을 만큼 화들짝 사로잡던 벗꽃 

어느해였던가 들렀더니

흔적조차도없이 뽑혔습니다

일본국화라서였다데요 ......

 

어느곳은 벗꽃축제한다며 보듬으며 아끼는 그 나무들을

이곳에선 여지없게도 뽑혀나가고 .....

벗꽃뿌리를 놓친 그 뚝은 지금 점점 얕아지고 있는듯 보였었습니다.

 

 

 

청계천엔 지금 벗꽃몽오리가 오동통 부풀고 있습니다

올 봄 벌들이 웅웅 부산해질때쯤엔  

이 놀이를 한번 해 볼것입니다

딸과 며느리와 손녀들 앞세우고  

누가 더 잘 늘리고

누가 더 두껍게 붙이나 시합까지 하면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