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만한 간에 내성적인 성격으로 굳어진 난
세상 만사를 견디는게 참 힘겨웠습니다.
남의 염병이 내 감기만 못하다는 말
제게 딱 맞는 옛말
(내가 참 좋아하는 쌔하얀 분꽃)
큰 난관에도 슬기롭고 거뜬 거뜬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밑바닥까지 떠러졌다가 바둥바둥 올라오는 시들부들
남들의 염병보다 더 깊은 힘듦으로 감기를 견디며 살았습니다
시아버님 뒤를 받아내야 했던 삼년 그 시중에서 벗어나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허릴펴니
육십을 넘긴 나이에 서 있습디다
아 이젠 자유롭겠다 했었지요
죄스럽게도 ......
(우리집 빨랫대에 피어난 ...... ^^)
영감님 손에 이끌려 컴을 배우고
블로그라는 자그마한 방을 만들어 받은 황송함에
처음엔 얼마나 꿈만 같았는지
그러나 채울게 없었습니다
남다른 재주 하나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꼬
쌀 익히는 재주밖엔 아무것도 갖인게 없는 난
지나 온 나날들이 슬펐고
몇카트로 싹뚝 잘라 없애버리고 싶은
구비 구비 삶의 토막 토막들이 파노라마로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은밀한 골방에만 들어서면
밖에서 보이지 않을거 같은 오붓함에 많이 기뻤지요.
방 이름을 무어라 지을까
높은 담장으로 둘려있어 고요하고 아늑하고 은밀할거 같은
방의 이름을 지어 봅니다
"슬프지 않은 곳 ........^^
(꽃몽오리 벌어지면서 쪽쪽 뻗어나오는 오가피)
그런데 기쁘기만 했던 몇년이 지난 요즈음 가끔은 슬퍼질때가 있습디다
종종종 날마다 들어서시던 친구들이 발을 끊을 때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안타까워지고
그러려니 하면서도 허허롭고 ...
(외계생물인가 기암했던 사마귀 허물이랍니다)
외출하던 택시속에서 힐끗 들은 어느 교수님의 말씀
늙으면서 제일먼저 서둘러야 할 일중 하나가 블로그 폐쇠 랍디다
그리고 지난 세월이 담긴 사진없애기 라던가요
때가 되었을까 갸웃하다가 사진부터 없애기로 결정
열 대 여섯권 되는 등산사진들 삼분의 이는 없앴지요
그래도 블로그는 아직 껴앉고 싶습니다
아직도 들어서면 슬픔이 반감되는 내 유일한 영역이니까
가끔 가끔 이름값을 못하고 슬퍼지는 내 골방이지만
은찬이 올려질 난이 아직 많이 비어 있거든요 .....^^
(무럭 무럭 잘 자라주는 고마운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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